수도권노선 2천~5천원운임
정원초과·과속… 사고위험
광범위한 조직망 단속 애로
지난 13일 자정께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한 유료주차장. 듬성듬성 차량들이 세워져있는 컴컴한 주차장에 한 남성이 빨간색 플라스틱 의자를 펼쳐놓기 시작했다.
잠시후 주차장 입구로 노란색 승합차량, 흰색 번호판의 승합차량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그 중에는 학원 이름이 큼지막하게 붙어있는 차량도 있었다. 한 노란 승합차량이 문을 열자 내부를 불법 개조한 모습도 확연히 드러났다.
이 차량들은 심야시간에 대리운전기사들을 수도권 각지로 이동시키는 '셔틀버스'(이하 셔틀)다.
대리기사들은 셔틀이 모이는 곳을 '터미널'이라 부르는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터미널은 대리운전기사들의 이용이 많아 수도권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유명한 실정이다.
현재 대리운전 셔틀은 수도권에 130여개 노선이 있으며, 대리기사들은 각 노선에 따라 2천~5천원의 운임료를 지불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셔틀이 모두 불법영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르면 자가용자동차는 유상운송이나 고객을 유치할 목적으로 노선을 정해 운행할 수 없다.
또 면허나 등록 없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처분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낮에는 학원차량, 통학차량으로 이용되는 승합차량들이 밤에는 대리기사들을 위한 셔틀로 변해 수도권 각지로 이동하며 불법 운행을 하고 있는데도 행정당국의 단속은 아직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리운전기사 A씨는 "셔틀은 정원초과에 과속은 기본이라서 사고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고, 보험혜택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도 "버스, 전철도 끊긴 시간에 한 푼이라도 더 벌려면 어쩔 수 없이 셔틀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경찰관계자는 "지난해 단속을 벌인 적 있지만, 셔틀이 워낙 광범위하게 퍼져있는데다 운전기사들이 무전기를 들고 다니며 조직적으로 움직여 단속이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해명했다.
/윤수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