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사진기자인 이강희(75) 씨는 지난 16일 인천시청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박정희 전 대통령을 촬영한 사진을 책으로 엮어 전달했다.
이 씨가 전달한 사진첩엔 박정희 전 대통령이 부인 육영수 여사와 함께 경인고속도로 개통식에서 테이프 커팅을 하는 모습, 인천 공설운동장에서 대통령 선거 유세를 하는 모습 등 30여장이 담겼다.
하인천역에서 경인선 복선화 검토를 위한 현장실사를 진행하던 모습, 올림포스호텔(현 파라다이스호텔 인천) 기념식수 모습 등도 있다.
특히 박지만 씨가 초등학교 4학년 시절, 인천 주안염전과 팔미도 등에 소풍을 온 모습도 사진첩에 담겼다.
그는 "많은 필름을 버렸는데, 박 전 대통령을 촬영한 필름은 왠지 버리기가 싫더라. 박 대통령께 사진을 줄 수 있게돼 기쁠뿐"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지난 1961년 인천신문에서 사진기자 생활을 시작해 경기매일신문으로 자리를 옮겨(1965년), 1973년 8월 언론통폐합 전까지 사진기자로 활동했다.
그는 "대통령 사진은 허가를 받아도 30m 정도 거리를 유지해야 했는데, 왜소한 체구가 덕이 됐는지 별다른 제약없이 훨씬 가까이에서도 찍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찔했던 경우도 있었다. 그는 "한번은 현장 취재를 마치고 경인고속도로 톨게이트 쪽으로 자리를 옮겨 대통령이 탄 차를 찍었는데, 뒤따르던 경호차량의 문이 열리며 안에 있던 사람이 '너 죽을래!' 하더라. 다행히 필름은 뺏질 않더라"라고 했다.
그는 또 "어떤 기자는 허가 없이 대통령 유세현장에서 취재하다 경호원에게 멱살을 잡히고 혼쭐이 난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 씨는 이번에 전달한 사진첩에 필름 원본까지 함께 넣어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그는 "아쉬운 생각은 전혀 없다. 필름과 사진이 그저 잘 보관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현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