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68년 12월 21일 경인고속도로 개통식에서 당시 경기매일신문 사진기자였던 이강희(오른쪽 사진) 씨가 촬영한 사진.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이강희씨 제공
"인천에 오신 대통령께 의미있는 선물을 하고 싶었어요."

전직 사진기자인 이강희(75) 씨는 지난 16일 인천시청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박정희 전 대통령을 촬영한 사진을 책으로 엮어 전달했다.

이 씨가 전달한 사진첩엔 박정희 전 대통령이 부인 육영수 여사와 함께 경인고속도로 개통식에서 테이프 커팅을 하는 모습, 인천 공설운동장에서 대통령 선거 유세를 하는 모습 등 30여장이 담겼다.

하인천역에서 경인선 복선화 검토를 위한 현장실사를 진행하던 모습, 올림포스호텔(현 파라다이스호텔 인천) 기념식수 모습 등도 있다.

특히 박지만 씨가 초등학교 4학년 시절, 인천 주안염전과 팔미도 등에 소풍을 온 모습도 사진첩에 담겼다.

그는 "많은 필름을 버렸는데, 박 전 대통령을 촬영한 필름은 왠지 버리기가 싫더라. 박 대통령께 사진을 줄 수 있게돼 기쁠뿐"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지난 1961년 인천신문에서 사진기자 생활을 시작해 경기매일신문으로 자리를 옮겨(1965년), 1973년 8월 언론통폐합 전까지 사진기자로 활동했다.

▲ 당시 인천시장이었던 김해두 씨의 모습이다. /이강희씨 제공
대통령 취재 과정에서의 일화도 많다. 그는 어릴 적 앓던 병의 부작용으로 키가 일반 성인에 비해 유난히 작다.

그는 "대통령 사진은 허가를 받아도 30m 정도 거리를 유지해야 했는데, 왜소한 체구가 덕이 됐는지 별다른 제약없이 훨씬 가까이에서도 찍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찔했던 경우도 있었다. 그는 "한번은 현장 취재를 마치고 경인고속도로 톨게이트 쪽으로 자리를 옮겨 대통령이 탄 차를 찍었는데, 뒤따르던 경호차량의 문이 열리며 안에 있던 사람이 '너 죽을래!' 하더라. 다행히 필름은 뺏질 않더라"라고 했다.

그는 또 "어떤 기자는 허가 없이 대통령 유세현장에서 취재하다 경호원에게 멱살을 잡히고 혼쭐이 난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 씨는 이번에 전달한 사진첩에 필름 원본까지 함께 넣어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그는 "아쉬운 생각은 전혀 없다. 필름과 사진이 그저 잘 보관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현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