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윤상현(인천남을) 원내 수석부대표가 경인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국정현안에 대해 "청와대와 여야의 3자 회담으로 빠른 시일내에 매듭을 풀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정의종기자
지난 대선 朴대통령 최측근 그림자수행
사석에선 '누나'라고 부를 정도로 친근
'사초' 증발사건 원칙의 문제 양보 못해

당·정·청 소통라인 강력한 리더십 자랑
GCF사무국 유치등 지역현안 해결 자처
인천시장 출마설에 대해선 단호히 사양


요즘 새누리당 윤상현(인천남을) 원내 수석부대표의 '질주'가 예사롭지 않다. 원조 친박계(친박근혜계)로 통하는 최경환 원내대표와 함께 집권여당의 원내 사령탑을 진두 지휘하며 실질적으로 당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교착상태에 빠진 'NLL 대화록 실종' 사건과 '국정원 댓글 국정조사' 등 '대야 전략'을 짜는 것도 모두 그의 몫이다.

여야 실무협상의 핵으로 부상하다보니 '윤상현당'이라는 말까지 회자될 정도로 힘이 실려 있지만 지역에서 거론되는 인천 시장 출마 문제에는 손사래 쳤다.

20일 오후 국회 원내수석실에서 그를 만나 정국 및 지역 현안을 들어봤다.

재선으로 온건 합리주의자로 평가받던 윤 수석이 박근혜 정부의 '키맨'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통령의 신뢰를 받는 친박 핵심인사이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때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그림자 수행을 맡아 누구보다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스타일을 잘 알고 있다.

사석에서 박 대통령에게 '누나'라고 부를 정도로 친근한 관계를 유지하며 직언도 서슴지 않는 몇 안되는 측근이다.

지난 16일 박 대통령이 인천의 전통시장인 용현시장을 깜짝 방문한 것도 원래 일정에 없었으나 박 대통령이 직접 장소를 선택하고, 윤 수석에게 수행하도록 했다고 한다.

하루 전에 연락을 받은 윤 수석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국회 출석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서울구치소에 면회를 다녀오는 등 당의 일정 때문에 부랴부랴 참석했다고 한다.

그는 시장 귀퉁이에서 박 대통령에게 "나의 일처럼 열심히 하고 있으니 걱정 마시라"고 위로했다고 한다.

윤 수석은 원내대표단에 합류한 뒤 새벽 5시에 출근하며 개인 여가시간까지 포기하다시피하고 있다.

즐겨 마시던 '폭탄주'와 '골프'도 줄이고 정권의 운명에 '올인'하다 보니 때론 '야당의 저격수(?)'가 되기도 한다.

그는 "원내수석이라는 자리가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상대로부터 집중 견제와 공격을 받기 일쑤"라고 항변한다. 그러면서 "야당이 그런 프레임에 자신을 가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수석은 그러나 논란을 빚고 있는 '사초' 증발 사건에 대해 "국가의 기본적인 원칙의 문제이기 때문에 양보할 수 없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대야' 관계에 대해선 더 분명한 입장을 보였다. "야당이 자꾸 대화록 원본의 조작과 왜곡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음원'을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여야 협상에 대해서는 실마리가 풀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여야의 대화로 매듭을 풀어야 한다"며 "형식과 의전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했으니 5+2(당 지도부 회담후 박 대통령과 김한길 대표의 독대) 형식의 단계별 회담이나, 청와대와 여야의 3자 회담으로 풀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도저히 풀릴 것 같지 않은 일들이 풀리는 게 정치 아니냐. 그럴때 가장 '스릴'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원조 친박계'가 당 운영을 주도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시스템상 당·정·청 소통라인이 정리돼 있어 어느 때보다 강력한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며 "박 대통령을 성공시키려는 사람끼리 뭉쳐 있다보니 서로 눈빛만 봐도 소통이 잘 된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윤 수석은 지역현안 챙기기에도 남다른 '재주'를 보였다.

보훈지청 등 정부의 지방행정공공기관 7곳이 한 곳에 입주할 지방행정종합청사가 2017년 인천시 남구에 들어설 예정인데 기획재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빠져 길목에서 반영시켰다고 한다.

어느날 송영길 시장이 설계용역비 13억원을 반영해 달라고 부탁해와 33억원으로 끌어 올렸다고 소개했다. 부산지역에선 "윤 수석 때문에 부산 청사 예산이 빠졌다"며 원성이 크다고 한다.

국립대로 전환된 인천대학의 시설자금 60억원 반영도 이제 그의 손에 달렸다.

그는 "기재부가 '양해각서' 때문에 예산 지원이 어렵다고 하지만 떼를 써서라도 반영시키겠다"고 열정을 보였다. 남구 용현동 부지의 보훈병원 건립 문제와 GCF 사무국 유치를 위한 협정서 처리도 그의 손을 탔다.

그는 그러나 인천시장 출마에 대해선 손사래를 쳤다. 다만 "인천시장은 정치인이 아닌 비즈니스 콘셉트로 인천을 상전벽해처럼 변화시킬 사람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우 출신의 전직 의원 등 기업인 출신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나열, 조만간 영입전에 나설 것임을 암시했다.

내년 지방선거 전망에 대해선 "안철수당의 출현보다는 기존 정당간 일대일 경쟁이 유력하며, 결국 박근혜 정부의 성공여부와 경제문제가 선택의 척도가 되지 않겠느냐"고 했고 기초단위 선거의 후보 공천 폐지 문제에 대해선 "좀 난감하다"고 말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정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