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던 50대 어머니와 30대 큰 아들이 동시에 사라진 '인천 모자 실종사건'(경인일보 8월21일자 23면 보도)이 미궁에 빠졌다.

경찰은 당초 이들에 대한 실종신고를 받고 소재 파악에 나섰으나 살해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인천남부경찰서는 어머니 A(58·여)씨가 실종됐다고 신고한 차남 B(28)씨를 상대로 20일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벌였다.

B씨는 16일 어머니의 실종을 처음 신고했으며, 경찰은 A씨가 13일 오전 8시30분께 집 근처 현금인출기에서 20만원을 인출한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A씨의 장남 C(32)씨도 같은 날 오후 7시 40분께 친구와의 전화통화를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겼다.

경찰은 B씨가 어머니의 실종사실을 알리면서 형 C씨의 실종사실은 감춘 점, 장남이 실종 다음날 다니던 회사와 재계약하기로 돼있었음에도 자취를 감춘 점 등을 미심쩍어하고 있다.

경찰이 B씨를 상대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한 결과 '어머니', '형' 등의 단어가 나올 때 음성 반응이 감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10억대 원룸 건물을 소유한 재력가로 평소 금전문제로 B씨와 사이가 좋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의 은행계좌와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금융거래 내역과 통화기록 등을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B씨를 용의선상에 올려둔 상태지만, 실종된 A씨 등이 B씨와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어디론가 잠적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는 모자가 함께 사라진 것만 확인됐을 뿐 범죄 연루성이나 가족간의 갈등 문제 등 다른 부분은 확답할 수 없다"고 했다.

/김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