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모자(母子) 실종사건 용의자가 경찰에 긴급체포됐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됐다. 모자의 생사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다.
모자 실종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 남부경찰서는 실종된 김모(58·여)씨의 차남 정모(29)씨를 용의자로 보고 22일 0시 30분 긴급체포했다.
검찰은 그러나 증거가 충분치 않다며 정씨를 석방하고 보강 수사 후 체포영장을 다시 신청하라고 경찰에 전달했다.
긴급체포 후 12시간 안에 검찰의 사후 승인을 받지 못하면 경찰은 피의자를 석방해야 한다. 경찰은 이날 오후 4시 정씨를 석방했다.
김씨와 장남은 지난 13일 실종된 후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인천에 10억원대 원룸건물을 소유한 김씨는 지난 13일 오전 8시 30분께 집 근처 새마을금고 현금인출기에서 20만원을 인출한 뒤 사라졌다.
김씨와 같은 집에서 살던 미혼인 장남도 이날 오후 7시 40분께 친구와 전화통화를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췄다. 경기도 모 전자부품회사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던 장남은 14일 재계약을 앞두고 있었지만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차남 정씨는 16일 오후 4시 40분 경찰에 어머니의 실종사실을 신고했다.
정씨는 경찰에서 "13일 어머니 집에 갔는데 어머니가 없었다"며 "이틀을 그곳에서 잤는데도 어머니가 오지 않아 16일 경찰에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정씨가 어머니와 형을 살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모자의 행방을 집중 추궁했다.
경찰은 퀵서비스 배달원인 정씨의 혼다 차량에서 실종 당일인 지난 13일 강원도에 다녀온 영수증을 발견하고 정씨를 추궁했지만 정씨는 진술을 거부한 채 묵비권을 행사했다.
경찰은 관련 단서를 찾기 위해 강원도에 형사대를 급파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정씨는 또 지난 15일 오전 어머니 집에서 형을 봤다고 주장했다.
그는 "15일 오전 어머니 집에 함께 있던 형이 '어머니는 등산하러 갔다. 집에 가 있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금전 문제 등으로 정씨와 소원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남도 어머니와 갈등을 빚는 동생 정씨와 사이가 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씨를 석방한 후에도 실종자 소재 파악 등 보강 수사에 주력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