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자녀 4남매가 손자·손녀까지 범행에 동원해 각종 사고 보험금을 타내는 사기 행각을 벌인 끝에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권정훈 부장검사)는 7년여간 19차례에 걸쳐 일부러 교통사고 등 여러 사고를 내고 보험금 5억6천606만원을 타낸 혐의(상습사기)로 금모(여·46)씨 등 4남매와 어머니 오모(여·68)씨, 금씨 동생의 동거남 등 7명을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주범 금씨는 구속 기소됐고 나머지 공범들은 불구속 기소됐다.

특히 금씨는 집에서 추락사고를 당한 딸의 수술을 특별한 사유 없이 거부해 딸이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도록 한 혐의(유기치상)도 적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금씨는 2008년 8월22일께 자신의 자녀 2명 및 어머니, 여동생 등을 태운 승용차를 몰고 가다 경기 양평군의 한 도로에서 전신주를 고의로 들이받았다.

그러나 금씨는 보험사에는 '갑자기 나타난 짐승을 피하다가 사고가 났다'며 보험금을 허위 청구해 13개 보험사에서 탑승자 4명의 보험금 9천662만원을 타냈다.

이같은 방법으로 금씨 일가 등 7명은 2005년 2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9번의 고의 사고를 내고 병원에 장기 입원해 치료비와 위자료 명목으로 보험금을 받았다.

이들은 전국 각지에서 교통사고를 내거나 집안에서 낙상 사고를 당하는 등의 수법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금씨는 남편과 이혼한 뒤 남편이 키우던 친딸(당시 14세)을 2011년 7월 데려와 함께 살았다. 딸은 그해 12월 주거지인 3층 빌라의 창틀에서 추락 사고를 당했다.

그러나 금씨는 병원 3곳을 찾아다니면서 '수술을 받지 않으면 영구 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도 특별한 이유 없이 수술을 거부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결국 딸은 척수 손상에 따른 하지 마비 상태가 됐고, 금씨는 딸의 중증 상해 보험금을 챙겼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