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전·월세 대책과 강남 재건축사업 추진으로 재건축 아파트와 중소형 매물이 나오면서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이 14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강남 개포주공 1단지 전용면적 36㎡는 7월 말 6억4천만원에서 8월 말 6억8천250만원으로 1개월 새 4천250만원 올랐다. 사진은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 1단지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이 도시 근로자 5년치의 소득과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의 99∼132㎡(30평형대) 크기 아파트만 봐도 전셋값이 도시 근로자 소득의 4년치에 육박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5년 전에 견줘 도시근로자가 번 돈을 한 푼도 안 쓰면서 모을 때 이 크기의 수도권 아파트 전세 보증금 마련에 걸리는 기간이 평균 10개월 정도 더 걸리는 셈이다.

부동산114는 지난 6월 말 현재 전국 아파트 699만여 가구의 전세가와 통계청의 도시근로자 가구(2인 이상 기준) 연소득을 비교 분석한 결과, 전세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이 이미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수도권 99∼132㎡ 크기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연말 기준)는 2008년 1억4천675만원으로, 같은 해 2인 이상 도시근로자 가구 연평균 소득(4천681만원)의 3.14배였다.

그러나 올해 6월말 전세가는 2억1천650만원으로, 직전 1년간 소득(5천500만원)의 3.94배로 높아졌다.

소득 대비 수도권 99∼132㎡ 크기 아파트의 전세가 배율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컸던 2008년 3.14배를 저점으로 2009년 3.57배, 2010년 3.75배를 거쳐 2011년에는 3.99배에 달하면서 부동산 114가 시세 자료를 보유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쳤다.

작년에는 소득 상승폭에 비해 전세가 오름폭은 비교적 작은 덕분에 이 배율이 3.86배로 낮아졌으나 올해 다시 전세시장이 꿈틀거리면서 지난 상반기에 벌써 역대 최고치에 근접한 것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두 달 사이에만 서울의 전세가격이 2%가량 올랐다"면서 "가을철 전세난이 심화되면 연말에는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울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6월 말 현재 도시근로자 소득 대비 전국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 배율은 3.02배이고 수도권은 3.70배였다.

주요 시도별로는 서울 5.22배, 경기도 3.09배, 부산 2.80배 등이다.

서울시내 주요 구별로는 서초 9.02배, 강남 8.31배, 용산 7.24배, 송파 7.17배 등 순으로 높았다. 그나마 전세가가 싼 노원(3.16배), 도봉(3.17배) 등도 3배는 넘었다.

수도권 99∼132㎡ 크기 아파트의 매매가는 2006년말 평균 3억9천698만원에서 올해 6월말 3억6천721만원으로 떨어졌고 소득 대비 배율도 같은 기간 9.61배에서 6.68배로 낮아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