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기 50·60대 女환자 다수
흉부나 뇌 신경에 주로 발생
수포땐 72시간내 약 복용해야
규칙생활·적당 휴식이 예방책
어느 날 가슴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한 최모(60·여)씨는 내과에 내원해 심전도검사와 CT검사를 받았다. 검사결과 이상소견은 발견되지 않았고 최씨는 곧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가슴 통증과 뻐근하고 쑤시는 느낌은 사라지지 않고 지속되었다. 이에 최씨는 혹시 타박상을 입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 정형외과를 찾았고 이에 대한 치료를 받았다.
그러던 중, 가슴 부위에 피부 발진이 있어 피부과를 내원하게 됐다. 그 결과 최씨가 경험한 통증 양상이나 피부발진이 전형적인 대상포진이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
건강보험평가원에서 발표한 최근 4년간(2006~2010년) 대상포진 분석결과에 따르면, 진료인원은 2006년 34만명에서 2010년 48만명으로 4년간 약 14만명(41.1%) 증가하였고, 연평균 증가율은 9.0%라고 한다.
연령별로는 50대가 23.3%, 60대 18.0%, 40대 17.4%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50대 여성은 전체 여성 진료인원의 25.1%를 차지하여, 여성 대상포진 환자 4명 중 1명은 50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온이 높은 7~9월에 진료인원이 가장 많았고 8월에 연중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대상 포진은 어렸을 때 수두에 걸린 적이 있는 사람의 몸에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세포에 잠복해 있다가 몸이 약해지거나 다른 질환으로 인해 체내의 저항력이 약해지는 경우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면서 신경과 그 신경이 분포하는 피부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발생부위는 흉부 55%, 뇌신경 20%(삼차신경에서 가장 흔함), 요추신경 15%, 천골신경 5%의 빈도로 발생한다.
안과 합병증에 대해서는 대한피부과학회지(2008;46(10): 1337-1343)에 따르면 눈 대상포진 환자 130명 중 합병증 환자는 92%였고, 결막염 62.3%, 각막염 26.9%, 포도막염 10.0%, 공막염 및 녹내장 각각 1.5%로 관찰되었다.
피부 발진이 나타나기 평균 4~5일 전부터 침범 신경의 피부절을 따라 통증('쑤시고 찌름', '둔함, 무지근함', '따끔거림', '화끈거림', '저림', '욱신거림' 등)이 나타난다.
피부 발진은 신경을 따라 띠 모양으로 분포되며 24시간 정도 지나면 수포가 형성이 된다.
일단 이렇게 특징적인 발진이 나타나면 임상 양상으로도 충분한 진단이 가능하나, 통증만 있는 시기에는 다른 질환들로 오진되어 불필요한 검사나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신생아를 비롯한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주로 50대 이후의 성인들에게 나타나고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이 원인은 과로, 스트레스, 다이어트 등이 있으며 특히 폐경 이후 급격하게 떨어지는 면역력으로 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여름철에 발생빈도가 높은 것은 무더위로 인한 체력저하와 피로누적으로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기 쉽기 때문이다.
면역이 저하된 환자들(암 환자나 방사선 치료를 받는 환자나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 환자 등)이 대상포진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
피부증상이 심할수록 흉터가 많이 남는다. 수포에 세균감염이 생길 수도 있어 때로는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기도 한다.
또한 피부병변이 치유된 후 오랜 기간 심한 통증으로 고생을 하는 사람이 많다. 60세 이상에서 약 50% 정도 포진 후 신경통을 앓을 수 있다.
드물지만 대상포진이 귀에 발생하면 안면신경과 청신경이 마비되어 안면마비와 이통이 나타날 수 있으며 만일 수포가 눈 주위에 생긴다면 영구적인 안구손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면역계통이 약화되어 있을 때 더 흔한데 심지어는 내부 장기도 대상포진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50세 이상 노인, 안구 대상포진 환자나 면역 억제된 환자의 대상포진의 경우에는 신장 기능 장애가 없다면 반드시 항바이러스 약물을 정맥 내로 투여하여 합병증 발생을 최소화하여야 한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피부과 김경문 교수는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과 적당한 휴식이 중요하며 과로나 과음, 스트레스를 가급적 피하고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종화기자
도움말/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피부과 김경문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