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10대그룹 중 8곳은 내부거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GS와 한화가 많이 감소했다.

계열사간 합병 등 사업구조가 변경된데 따른 면도 있지만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제민주화가 이슈로 떠오르며 영향을 미친 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반기 재벌 총수가 있는 10대그룹 상장 계열사 92곳의 내부거래 총 규모는 51조3천308억원으로 작년 동기(51조5천90억원)보다 0.3% 줄어드는 데 그쳤다.

GS의 상반기 내부거래 규모는 3천29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48.6%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고 한화는 36.5% 감소했다.

또 현대중공업의 내부거래 규모가 28.1% 줄어든 것을 비롯해 두산 18.1%, 삼성 6.6%, 한진 3.7%, SK 2.3%, 현대차 1.6% 각각 감소했다.

10대 그룹 중 8곳은 감소했지만 롯데와 LG는 상반기 내부거래 규모가 작년 동기보다 각각 20.7%, 20.2% 늘었다.

상반기 내부거래 규모는 현대차그룹이 22조1천154억원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삼성(10조1천214억원), LG(10조311억원), SK(4조6천422억원), 롯데(1조9천44억원), 현대중공업(9천121억원), 두산(4천621억원), 한진(4천354억원), 한화(3천777억원), GS(3천290억원) 순이다.

현대차의 내부거래 감소 규모가 작고 LG가 20% 이상 증가하다보니 10대 그룹 전체의 내부거래 감소 폭은 소폭에 그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나마 10대 그룹 중 8곳의 내부거래가 줄어든 것은 사업구조 변경 등 그룹 내부 사정도 있지만 대기업 집단의 일감몰아주기 관행에 대한 비판이 거셌던 것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내부거래가 전체적인 흐름 면에서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며 "아무래도 말썽이 일 소지가 있고 하니 대기업들도 몸조심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 정부 들어 경제민주화가 사회 핫 이슈로 떠오르자 현대차, SK, LG, 삼성, 롯데 등은 일감 나누기를 선언했다.

또 올해부터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증여세가 과세되기 때문에 내부거래가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는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연매출의 30%를 초과하는 일감을 받은 기업의 지배주주나 친인척 중 지분을 3% 넘게 보유한 이들에게 증여세를 매기는 것이다.

총수일가 지분율이나 총수 2세 지분율이 높은 비상장사는 내부거래 비중이 더욱 높은 편이다.

내부거래가 무조건 부적으로 바라볼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제조업체의 수직계열화 등 거래비용 절감을 위한 것이라면 불가피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기웅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 부장은 "내부거래가 기업의 경영효율화를 위한 것이라면 문제삼기 어렵지만 재벌들의 불법 상속 증여 등 사익을 위해 악용될 소지는 철저히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