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검 감찰과장 사의. 혼외아들 의혹'이 제기된 지 1주일만에 사의를 표명한 채동욱 검찰총장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채 총장은 이날 오후 황교안 법무장관이 자신에 대한 감찰 지시를 내렸다는 언론 보도가 나가자 1시간여만에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연합뉴스

김윤상(44·사법연수원 24기) 대검찰청 감찰1과장이 14일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감찰 지시가 부당했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채 총장의 사의 표명 이후 서울서부지검 평검사들이 전날 밤 회의를 열어 "총장의 중도 사퇴는 재고돼야 한다"는 집단 의견을 표출한 데 이어 중간간부급 검사가 사표를 던지겠다고 나서면서 일선 검찰의 반발 기류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김 과장은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후배의 소신을 지켜주기 위해 직을 걸 용기는 없었던 못난 장관과 그나마 마음은 착했던 그를 악마의 길로 유인한 모사꾼들에게 내 행적노트를 넘겨주고 자리를 애원할 수는 없다"며 법무부의 감찰 결정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대검에서 감찰 업무를 담당한 그는 "법무부가 대검 감찰본부를 제쳐두고 검사를감찰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검사에 대한 감찰에 착수하기 전에는 상당기간 의견 조율이 선행된다. 법무부에서 이렇게 중차대한 사안을 협의할 때 함량미달인 나를 파트너로는 생각하지 않은 것"이라고 자책하기도 했다.

김 과장은 "차라리 전설 속의 영웅 채동욱의 호위무사였다는 사실을 긍지로 삼고 살아가는 게 낫다"며 "아들딸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물러난다"고 덧붙였다.

서울 출신으로 대원외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제3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김 과장은 청주지검 영동지청장, 법무부 상사법무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을 거쳐 지난 4월부터 대검 감찰1과장으로 근무했다.

한편, 김 과장에 앞서 서울 서부지검 평검사들은 채 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지난 13일 긴급 평검사 회의를 연 후 채 총장의 사퇴를 만류하고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에 우려를 표하는 회의결과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