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도 홧김에 이웃 살해
양형기준 강화 필요성 지적
대부분 분노조절기능 장애
정신치료 통해 재범 막아야


최근 경인지역에서 범죄에 취약한 여성과 노인 등 노약자만 골라 흉악 범죄를 일삼는 강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해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범죄를 예방하려면 우발적 범행 등에 대한 양형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인천연수경찰서는 23일 술을 마시던 중 시비가 붙은 노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로 조모(57)씨를 구속했다.

조씨는 지난 14일 오후 2시40분께 인천 연수구의 한 아파트단지 내 정자에서 이모(73)씨 등 주민 6명과 술을 마시던 중 이씨가 자신이 준 포도를 먹지 않자 홧김에 이씨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조씨는 집에서 가져온 흉기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으며 결국 피해 노인은 사건 발생 9일만에 숨졌다.

지난 18일 오후 10시 35분께 수원역에서도 신원 미상의 50대 남성이 전철 이용객 김모(40)씨를 머리로 들이받고 달아난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건은 당시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이 피범벅이 된 김씨를 휴대전화 등으로 촬영해 인터넷과 SNS에 올려 살인사건 괴담으로 와전되면서 불안감을 더욱 확산시켰다.

경찰은 김씨가 전철에 탑승했던 다른 일행들에게 "시끄럽다. 조용히 해라"라고 요구했다가 이들이 앙심을 품고 뒤쫓아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용의자를 추적중이다.

한편 지난 15일 오후 10시 42분께 하남시 감일동 한 고가차도에서는 도서관 공부를 마치고 귀가중이던 여고생 최모(18)양이 괴한의 흉기에 찔려 숨졌다.

경찰은 범행 현장이 차량 운행과 인적이 뜸한 곳이었던 점으로 미뤄 용의자가 주변 지리에 밝은 인물일 것으로 보고 인근 우범자 등을 염두에 두고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우발적 범죄는 가해자들이 분노조절 기능에 장애가 있어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정신질환을 앓는 범죄경력자는 보호관찰소가 정신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과 연계시켜 재범을 막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현기·박종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