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일자리 창출을 위한 투자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경기도의 USKR(유니버설스튜디오 코리아리조트) 사업을 해당 정책의 핵심 사업으로 선정하려다 롯데측의 거부로 무산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로 인해 연내 토지계약을 체결한 뒤 착공한다는 경기도의 당초 계획도 내년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그동안 공공기관장(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인선 지연으로 USKR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경인일보 5월 14일자 2면 보도)에서 정부 사업 제안을 통해 초기 추진을 기대했던 경기도는 이렇다할 대안을 내놓지 못한채 롯데측만 바라보며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경기도는 기획재정부가 지난 6월말 유니버설스튜디오 코리아리조트 자산관리(주) 최대지분(65%)을 소유하고 있는 롯데와 토지 소유주인 한국수자원공사측에 '2단계 투자활성화 대책'의 핵심 사업으로 USKR을 선정하기로 한 계획을 전달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기재부가 '고용창출이 큰 민간투자사업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고, 조기에 준공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도에 전달해 왔다고 덧붙였다.

기재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투자 활성화 대책을 7월초 발표할 예정이었다.

USKR이 정부의 핵심사업으로 선정되면 하반기 중 토지 계약이 성사되고, 관광단지 조성계획 승인 인허가 등 행정절차를 거쳐 늦어도 연말 안에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도는 내다봤다.

그러나 롯데가 이를 거부하면서 2단계 투자활성화 대책은 USKR이 빠진채 '개발제한구역 해제 등 입지규제를 개선한다' 등 일부 규제개선 내용만 담긴채 발표됐다.

롯데측은 당시 기재부의 제안에 "대내외적·경제적으로 매우 안좋은 상황으로 조금만 기다려달라"면서 "그룹에서 의사결정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사업은 반드시 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가 지난 6월부터 국세청의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데다 전국에 걸쳐 벌여놓은 사업이 많아 재정적 부담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도는 분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롯데측이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한 상황에서 사실상 연내 사업 추진은 어렵다고 봐야 할 것 같다"며 "일단 롯데가 사업을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정부도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보인만큼 빠른 시일내에 USKR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