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남부경찰서는 어머니(58)와 형(32)을 살해한 뒤 사체를 유기한 혐의(존속살해 등)로 정영석을 이날 구속했다.
정영석은 지난달 13일 오후 인천시 남구 용현동 어머니 집에서 모자를 차례로 살해하고 이튿날 시신을 강원도 정선의 한 야산과 경북 울진 금강송 군락지에 각각 유기한 혐의다.
사건 발생 후 한 달이 넘도록 묵비권을 행사하던 정영석은 어머니의 시신이 발견된 지난 23일 이후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혐의를 인정했다.
형의 시신 유기장소도 자백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7시50분께 경북 울진 서면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에서 시신을 발견했다.
발견된 시신은 3등분으로 토막난 채 발견됐고 심하게 부패한 상태였다. 정영석은 이날 남부서에서 취재진에게 "(혼자)형을 들 수 없어서 그랬다"며 시신훼손 사실을 인정했다.
정영석은 최근 1년간 32차례 강원랜드를 다니면서 '바카라'라는 게임으로 돈을 잃어 8천만원의 빚이 있는 상태였다.
경찰은 도박빚으로 경제적으로 궁핍해진 정영석이 어머니의 재산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있지만 정영석은 범행동기에 대해선 아직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정영석은 범행 3일 뒤인 지난달 16일 "어머니와 형이 실종됐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정영석을 유력한 살인 용의자로 보고 수사를 벌여 지난달 22일 긴급체포했다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석방했다.
이후 미궁에 빠지는 듯 하던 사건은 지난 17일 정영석의 부인 김모(29)씨가 남편의 범행과 시신유기를 인정하면서 실마리가 풀렸다.
지난 23일 김씨가 지목한 장소에서 어머니가 숨진채 발견됐고, 24일 형도 토막난 시신으로 발견됐다. 모자실종사건이 모자살해사건으로 바뀐 순간이었다.
인천남부서 안정균 서장은 중간수사결과 발표에서 "살해동기, 범행방법, 범행도구에 대해서 철저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며 "공범여부에 대한 수사 또한 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