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모자살인사건. 26일 오후 2시 20분께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자택에서 '인천 모자(母子) 살인사건' 피의자인 차남 정모(29)씨의 부인 김모(29)씨가 현관문 손잡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최근 사체유기 방조 등의 혐의로 이미 구속된 남편과 함께 수사 선상에 올랐다. 경찰은 조사를 앞두고 심리적인 압박감을 느낀 김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김씨의 시신이 옮겨지는 가운데 유족들이 오열하는 모습. /연합뉴스
인천 모자살해 사건 발생 이후부터 경찰 수사는 이런 저런 구설수에 자주 올랐다.

인천남부경찰서는 모자 실종 신고 초기부터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 차남 정영석(29)을 지난달 22일 긴급 체포했다. 그러나 증거가 충분치 않다는 검찰의 지휘 아래 결국 차남을 풀어주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수사 초기부터 검찰과 엇박자가 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안일한 언론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경찰은 언론 취재에 일절 응하지 않다가 실종자 수색 등 수사 진행 상황을 전하거나 초동수사 부실을 꼬집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용의자에게 수사 정보가 노출되고 있다"며 언론때문에 수사 진척이 안되는 것 처럼 화살을 돌렸다.

남부서는 긴급 체포한 차남을 풀어준 뒤 일주일이 지난 뒤에야, "체포영장이나 구속영장이 받아들여지면 공식적으로 브리핑을 하겠다"며 각 언론매체에 '엠바고'(보도유예) 등 수사 협조를 당부했다.

당초 경찰이 약속한 브리핑 시점은 모자실종 사건 발생 한 달이 되는 9월 둘째주였다. 하지만 체포영장 발부 등을 이유로 브리핑은 연기됐고,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2일 갑작스럽게 통보된 브리핑 자리에서는 정작 직접 증거 없이 정황증거만 나열했다. 또 차남의 부인을 통해 시신 유기 장소에 대한 정보를 갖고도 이런 사실을 감춰 상당수 언론에서 '시신없는 살인사건'이 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을 받았다.
 
 
▲ 인천모자살인사건. 26일 오후 2시 20분께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자택에서 '인천 모자(母子) 살인사건' 피의자인 차남 정모(29)씨의 부인 김모(29)씨가 현관문 손잡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최근 사체유기 방조 등의 혐의로 이미 구속된 남편과 함께 수사 선상에 올랐다. 경찰은 조사를 앞두고 심리적인 압박감을 느낀 김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김씨의 유족이 오열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어 다음날인 23일 오전에는 시신 1구를 발견했다는 모 언론의 인터넷 보도가 나오자 그제서야 시신 수습 등 수사 진행 상황을 공개하며 또 다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발견된 시신의 신원에 대해선 치과 진료기록 등을 통해 모친의 치아와 일치한 것을 확인하고도 "단정할 수 없다. 국과수 DNA 검사 결과를 봐야 한다"는 식의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정영석은 부인 김씨(29)가 지목한 장소에서 어머니와 형의 시신이 모두 수습되자 범행 일체를 자백, 구속 수감된다.

인천경찰청은 또 26일 패륜범죄인 모자살해 사건이 언론에 연일 보도되자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며 언론보도 자제를 당부했다가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20분께  정영석의 부인 김씨가 남동구 논현동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인천남부서는 하루 전날인 25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해 오던 김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존속살해, 살인, 시신유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는 26일 오후 전날에 이어 다시 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임승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