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모자살해사건의 피의자로 조사를 받던 정영석의 부인 김모(29)씨가 유서(사진)를 통해 결백을 주장했다. 김씨는 유서에서 또 경찰의 강압수사를 강력한 어조로 비난하고 나서 이를 둘러싼 진실공방이 일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노트 2쪽 분량으로 된 유서에서 "부모님 전 결백합니다. 남편이 진실을 이야기하고 자백을 하기 위해 한 달간 설득했습니다"며 "정말 억울하고 한스럽습니다. 또한 제가 저지른 일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억울하고 두렵습니다"라고 심경을 적었다.

김씨는 또 "이 일(울진에 다녀온 일)이 화해여행으로 알고 급히 나갔고,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 수면제를 먹어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다만 영석씨가 차 밖으로 나온 것은 기억이 나 증언한 것뿐입니다"며 자신이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한편 자신이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모욕적인 폭언과 욕설을 들었다며 담당 경찰관의 이름을 실명으로 밝혀 김씨에 대한 인권침해 및 강압수사 논란이 예상된다.

하지만 경찰은 수사초기 단계부터 김씨를 공범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지만, 남편 정영석의 자백을 유도하기 위해 사건발생 한 달이 넘는 기간 김씨를 참고인 신분으로만 조사해 왔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정영석이 구속된 지난 24일 이후 부인을 존속살해 및 살인, 시신유기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김씨가 남편과 시신유기 장소인 경북 울진에 함께 다녀온 점, 증거 인멸 도구인 락스를 함께 구입한 점, 카카오톡을 통해 남편과 범행을 공모한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편 경찰은 김씨가 유서에서 주장한 인권침해 및 강압수사 부분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며 "수사가 끝나면 감찰계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김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