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 환자 특히 조심
산소 사용량 많아 혈압 상승
체력 점검한 후에 코스 선택
가벼운 열기 느낄 정도 적당
심장마비땐 신속 심폐소생술
음주산행 판단력 저하·탈수


올 한 해 농사의 첫 결실을 수확하여 조상께 감사의 제사를 지내는 한가위를 보내고, 모든 산이 울긋불긋하게 단풍이 들어 온 국민이 풍류를 즐기는 시기가 도래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대한민국 강산이 10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물들어 설악산을 비롯하여 금강산, 북한산, 내장산, 지리산 등이 국민들을 산으로 줄지어 순례를 할 것을 종용할 예정이다.

등산이 건강을 위해서 하는 운동이라고 해도 자칫하다간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즐기는 것이 좋다.

# 건강한 산행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평소 고혈압, 고지혈증 등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있는 사람들은 산행 전 자신의 건강과 체력을 점검한 후 산행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산행은 경사가 완만한 코스부터 시작하여 20~30분 정도는 산책하듯 걷는 것이 좋으며, 본격적으로 등산을 하여도 무리하게 걷지 말고 몸에 열기가 가볍게 느껴질 정도의 속도를 유지하며 걷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일, 등산을 하다 흉통, 호흡곤란, 어지러움, 팔다리 저림 등의 증상이 있다면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천천히 하산하는 것이 좋다.

증상이 악화될 경우에는 119에 연락을 취해 도움을 요청하여 구조될 때까지 무리하게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위와 같이 급성 심혈관 질환의 전조증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등산을 한다면 심장이 돌연 멈출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심장기능이 멈추면 수분 내에 뇌기능이 회복할 수 없는 상태로 손상되어 다시 회복될 수 없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환자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 심폐소생술을 해야 한다.

심장이 멈추면 10초가 지나 의식 소실이 생기고, 4분이 지나면 뇌손상 및 사망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환자의 회복을 기대한다면 얼마나 빨리 흉부압박을 시작하여 온 몸으로 혈액이 순환하게 하느냐는 다른 어떤 요소보다도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 빠르고 강하게, 멈추지 말고 압박해야 한다.

흉부압박은 혈액이 몸을 순환할 수 있도록 제대로 해야 한다.

흉부압박을 통해 심장으로부터 뿜어져 나온 혈액이 주요 장기들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까지 도달하도록 적절한 압력이 가해져야 하며, 압력은 1분에 100회 이상 압박을 하는 빠르기와 5㎝ 이상 흉골이 내려가는 압박의 세기가 적절하다.

또한 흉부압박은 적어도 30회 이상은 연속적으로 해야 하며 흉부압박과 호흡의 비율이 30 대 2가 이상적이다.

# 건강한 산행을 위해 주의할 점

아름다운 단풍 구경도 하고, 깨끗한 정기를 들이마시며 심신을 맑게 하는 산행도 좋지만, 자신의 몸 상태를 무시하고 무리한 산행을 고집한다든가, 술기운에 몸을 맡긴 채 강행하는 산행은 지양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과 협심증 등 심혈관계 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조심에 조심을 거듭할 필요가 있다.

등산은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이다. 땀이 많이 흐른 후 식는 과정에서 말초혈관이 빠르게 수축하면서 혈압이 높아지고, 혈액의 농도가 진해진다.

등산 전과 후 혈액 농도의 차이는 나이가 많을수록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운동 자체가 산소를 평상시보다 더 많은 양을 요구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 심장의 운동 속도 역시 빨라지게 된다.

이때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동맥경화와 같은 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혈액의 흐름이 좋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심장에 과부하를 주어 부정맥이나 심장 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게다가 평상시 고혈압이나 심혈관계 질환을 가진 사람, 노약자들은 막혀 있는 혈관의 압력이 급격하게 올라가 혈압이 치솟아 급성 심혈관 장애의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무엇보다도 과음에 의한 산행은 건강을 해치는 길이다.

취기가 오른 후의 산행은 기억력과 판단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운동실조를 유발하며 알코올의 이뇨작용에 의해 술에 있는 수분보다 더 많은 양이 소변으로 배출되어 탈수를 조장한다.

또한 심장 박동을 빠르게 해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고 혈압을 낮추어 위기에 대처할 방어력이 떨어진다.

▲ 박진식 세종병원장
그렇기 때문에 심혈관질환 환자뿐만 아니라 만성질환 환자, 그리고 몸이 건강하다고 자부하는 성인들일지라도 음주 후의 산행은 금물이다.

부천 세종병원 박진식 원장은 "가을 단풍구경의 산행은 몸과 정신을 이롭게 하는 것은 틀림없지만, 자신의 건강을 고려하지 않은 산행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여행이 될 수가 있다"며 "또한 심폐소생술은 나를 위해 배우고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내 가족, 친구 또는 누군가의 가족과 친구를 위해 준비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익힌다면 결국 나와 내 가족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움말/박진식 세종병원장
부천/전상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