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부평 예비군 훈련장(이하 계양훈련장) 이전을 둘러싸고, 경인여자대학교와 예비군 훈련장 소유 부대인 17사단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1일 경인여대와 17사단 등에 따르면 계양훈련장은 1983년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 산 38의 1 일대 17만6천122㎡에 조성됐다.

인천시는 2006년 계양훈련장을 서구 공촌동 공촌예비군 훈련장으로 이전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사업비 369억원의 확보가 불가능해 무산됐다.

이후 경인여대가 학교 부지 확장을 이유로 계양훈련장을 필요로 함에 따라 다시 이전 논의가 시작되면서 양 측의 의견차로 갈등이 시작됐다.

경인여대는 이곳에서 매년 7만여명의 예비군과 경찰병력이 사격훈련을 진행하기 때문에 사격장의 소음으로 인해 정상적인 수업 진행이 불가능할 정도라며 훈련장 이전을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올 7월 경인여대 강의실에서 소음을 측정해 보니 78~80㏈ 사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80㏈의 소음은 지하철역에서 열차가 통과할 때의 소리와 비슷하다.

경인여대는 계양훈련장 인근 사유지 2만9천700㎡에 대한 매입 동의서를 확보했다.

또한 인천시에 계양훈련장 부지를 학교용지로 바꾸기 위해 도시관리계획시설 변경을 위한 제안서를 제출하는 등 이전을 압박하고 있다.

경인여대 관계자는 "전국 어느 사례를 살펴보더라도 학생들이 이 정도의 심각한 소음 피해를 입고 있는 학교는 없다"며 "군에서는 조속히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들도 올 5월 계양훈련장 이전을 위해 국방부에 재학생 3천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제출했다.

경인여대 총학생회 안은비(호텔경영학과2) 회장은 "수업을 받는 도중에 갑자기 총소리가 울리기 시작하면 집중력이 흐트러져 수업 흐름이 깨지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의 정당한 학습권 보장을 위해서라도 예비군 훈련장은 반드시 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17사단에서는 계양훈련장을 공촌훈련장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중이지만, 공촌훈련장 주변 주민들의 반발과 이전비용 때문에 이전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17사단 관계자는 "현재 인천시와 경인여대의 제안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면서도 "민원 발생 소지가 많아 이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