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의 고위직 관료 자녀 16명이 우리나라 국적을 포기하고 병역 면제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고위공직자 181명이 현역판정후 재신검을 통해 병역면제를 받는 해괴한 행태가 아직도 벌어지고 있다. 그간 고위공직자와 자녀들의 병역 면탈행위는 일종의 권력이나 부의 상징이라는 국민적 비판속에서도 근절되기는커녕 끊임없이 행해져 온 것이다. 고의건 아니건 간에 병역을 기피 또는 면탈하는 자들이 국민 앞에 서서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정책을 입안하고 외교활동을 펴고 있는 행위를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국민의 4대 의무인 병역의 의무를 저버린 이들이 떳떳할 수 있겠는가. 자신들의 자녀를 이중국적자로 만들어 병역을 면제받고 조국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게 한 이들이 고위공직에 앉아 있다는 사실이 부끄럽지 않은가.

결국 힘없고 못 사는 국민들만 성실하게 병역의무를 다하는 세태가 올바른 것인지 해당 고위 공직자들은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자신의 자녀를 이중국적자로 만들어 뒤로 빼돌려 병역을 기피토록 방치하고도 고위공직에 오를 수 있다는 우리의 현실이 자칫 국민적 저항의 원인이 되지는 않는지 곱씹어봐야 한다. 이번에 한국국적을 포기하고 병역면제를 받은 고위공직자 자녀 16명은 13명이 미국국적으로, 3명은 캐나다 국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들의 부모는 내로라할 만큼 높은 지위에 있다. 청와대 유인봉 국정기획 수석을 비롯 신중돈 국무총리실 대변인, 신원섭 산림청장, 강태수 한은 부총재, 김우한 정부통합 전산센터장, 강혜련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조계륭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헌법재판소 이모 과장 등의 자녀들이다.

현 정부 고위 공직자중 현역입영 대상자 판정 후 재신체검사를 통해 병역을 면제받은 181명은 사법부 51명, 국회의원 등 지난 8월말 현재 47개 기관에 고루 분포되어 있다. 이들은 최초 신체검사에서 현역병 입영 대상 판정을 받았지만 재신체검사를 통해 제2국민역 등 병역 면제에 해당하는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가운데엔 청와대에 6명을 비롯 검찰간부 42명 등 법무부 검찰이 45명에 이르고 외교부 23명, 교육부 17명, 기획재정부 8명,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부 각 7명 순이다. 우리의 현실이 분단국가로 북의 도발위협속에 있는 만큼 병역의무는 나라를 지켜야할 보루다. 이들의 병역면제는 타당성 여부를 떠나 국민의 눈에는 곱지않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