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성적 압박에 시작
등록금·동아리회비 탕진
男 16%, 스포츠토토 경험
사채 쓰고 학업·취직 포기
중독 초기단계 발견어려워
대학 휴학생인 A(21·여)씨는 정규직은 물론 비정규직조차 취업하기 어려워지면서 인터넷 도박 채팅창에 눈길을 돌렸다.
게임 도박으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을 들었던 A씨는 등록금과 용돈을 도박에 탕진했고 부모님을 속여 원룸 보증금까지 도박자금으로 써 버렸다.
도박으로 빚까지 진 A씨는 결국 학교를 휴학했고 취업 준비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대학생 B(24)씨도 학교 성적과 극심한 취업 스트레스를 느끼다 우연히 스포츠토토를 접하게 됐다. 이후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스포츠토토에 돈을 베팅했고 그렇게 번 돈으로 여자 친구에게 선물을 하거나 생활비로 사용했다.
서서히 도박에 빠져든 B씨는 더 크게 베팅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인터넷 스포츠토토 베팅분석 카페를 접하게 됐고 그 카페를 통해 인터넷 불법 카지노를 알게 됐다.
B씨는 인터넷 불법 카지노에 빠져 등록금뿐 아니라 동아리 회비까지 횡령하기에 이르렀다.
극심한 취업난과 성적 압박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이 쉽게 도박의 유혹에 빠져들고 있다.
상당수 대학생들은 도박 중독에 대한 위기 의식이 부족해 초기 발견이 어려운데다 경제 활동을 하지않기 때문에 학업 포기, 절도 등의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
13일 경기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에 따르면 지난 5월 도내 대학생 5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10명중 4명이 도박을 경험해봤다고 응답했고 이 가운데 10명중 1명은 도박 중독에 따른 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조사됐다.
대학생이 주로 이용하는 도박 종류는 여학생은 인터넷 게임을 통한 도박(한게임·피망 등)이었으며, 남학생은 스포츠토토·카드(포커)·인터넷도박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남학생 중 16.8%는 스포츠토토에 베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학생들이 도박에 쉽게 빠지면서 자금 마련을 위해 사채시장에 까지 손을 뻗는가하면 범죄로 이어지면서 학업과 취업을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대학생 대부분이 도박중독에 대한 위기나 문제의식이 부족한데다 주변에 거짓말, 가족의 관심 부족 등으로 인해 초기 중독 단계에서 발견이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경기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 관계자는 "취업난이 심각하다보니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대학생들이 쉽게 빠져드는 것 같다"며 "도박중독이 의심될 때는 빨리 도박중독 전문치료 기관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윤수경기자
도박 늪 빠져 '청춘' 베팅하는 대학생
입력 2013-10-1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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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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