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인천항 북항에 유류부두 건설을 추진하자, 북항의 부두운영사들이 반대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인천지방해양항만청 등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8월 인천항 북항에 돌핀부두 형태의 유류부두를 건설하기 위해 '해상교통안전진단' 실시 결과를 인천항만청에 제출했다.
현재 해양수산부에서 이 진단의 적정성 여부를 심의중이며, 이달 중으로 승인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 인천항만청의 설명이다.
현대오일뱅크는 휘발유, 등유, 경유, 항공유, 군납 경유 등을 취급하며,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상에서 선박을 통해 북항의 전용부두로 들여와 인천물류센터에 저장해 수도권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현대오일뱅크는 전용부두가 없어 SK부두와 대한항공부두를 이용했으나, SK부두를 지난해 10월부터 이용하지 못하게 돼 전용부두 건설을 추진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전용부두 건설이 어려워지면 군납 유류 등 수도권의 유류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고, 이 경우 국가적으로도 물류비용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같은 현대오일뱅크의 계획에 대해 북항의 부두운영사들로 구성된 북항운영사협의회는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부두를 건설하려는 장소가 북항에서 일반화물을 취급하는 부두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 해당 부두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북항 전체가 마비될 수 있다는 것이 운영사들의 주장이다.
또한 유류부두의 추가건설로 인해 통항 안전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북항 인근에 SK부두 등 유류부두가 위치해 있는 만큼, 그 인근 지역에 건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북항운영사협의회 관계자는 "북항이 이제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데, 부두들 가운데 위험물을 취급하는 부두가 건설되면 북항의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될 것이다"며 "충분한 안전장치를 갖춘다고는 하지만, 한 번 사고가 난다면 피해를 받는 것은 인근 지역에 있는 부두운영사들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인천항만청은 '해상교통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이다. 진단에서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항만기본계획의 수정을 요청하는 등 부두설치를 위한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인천항만청 관계자는 "해상교통안전진단을 통과한다는 것 자체가 부두운영사들이 우려하는 위험이 크지 않다는 것"이라며 "지금은 해수부의 심의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했다.
/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