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슨 승차거부를 했다고 그래요. 길을 물어보기에 건너가서 타면 된다고 말해준 것밖에 없어요."
서울시가 택시 기본요금을 2천400원에서 3천원으로 인상한 뒤 '서비스 개선'을 위해 연말까지 승차거부를 집중 단속하겠다고 밝힌 15일.
이날 밤늦은 시각에 서울 강남역 인근 도로에서는 승차거부로 단속된 택시 운전사와 서울시 교통 단속원 간의 승강이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오후 11시께 남녀 커플이 택시를 세웠지만 차에 타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리자 교통 단속원들이 호루라기를 불며 급히 택시를 막아섰다.
이 커플은 단속원에게 "선릉역까지 가자고 했더니 길 건너서 타라고 말해 그냥 돌아섰다"고 말했다.
단속원은 커플의 진술과 휴대전화 번호를 수첩에 적고 택시 운전석으로 다가갔다.
"기사님은 승차거부를 하셨습니다. 자격증을 제시해주십시오."
단속원의 말에 50대로 보이는 택시 운전사는 "승차거부라니 무슨 말이냐. 못 준다"고 펄쩍 뛰며 조수석 앞에 꽂힌 운전자 자격증을 급히 뽑아 숨겼다.
택시 운전사는 "선릉역 가는 길을 묻기에 건너서 타면 요금이 적게 나온다고 알려준 것일 뿐"이라고 항변했지만 결국 10분 만에 운전자 자격증을 내밀었다. 그러나 단속원이 '위반행위 적발 통보서'를 끊자 화를 내며 날인란에 서명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단속에 참여한 고재경 서울시 교통지도과 주무관은 "어떤 승객이 택시를 잡아 놓고는 가는 길만 묻겠느냐"며 "목적지를 말하자 승차거부를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 주무관은 "승차거부로 단속되는 기사들이 이런저런 이유를 대지만 대부분 납득하기 어려운 것들"이라고 덧붙였다.
승차거부로 단속된 기사는 20만원의 과태료와 강화된 준법·친절 교육을 받아야 한다.
단속원이 곳곳에 배치된 강남대로 주변은 승차거부가 덜한 편이지만, 단속원의 시선이 조금 벗어난 도로에서는 여전히 천천히 운행하며 손님을 골라태우는 택시가 눈에 띄었다.
한 법인택시 운전사는 "아무래도 단거리 손님을 태우기보다 돈이 되는 장거리 손님을 태우고 싶은 것이 모든 기사의 마음일 것"이라며 "홍대나 강남역, 종로 등 번화가로 가는 손님은 선호한다. 목적지에 도착한 뒤 빈차로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법인택시 운전사는 "기본요금을 올렸지만, 사납금도 2만5천원이나 올라 남는 게 없는 장사"라며 "택시비가 올라 손님이 줄면 승차거부가 더 심해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 교통 단속반은 경기·인천 번호판을 단 택시의 정차를 막기 위한 단속도 강화했다. CCTV를 장착한 단속차량이 강남대로를 돌며 지역 택시의 이동을 종용했다.
서울 외 지역에서 손님을 태우고 서울로 온 택시는 돌아가는 길에 손님을 태울 수 있지만, 차량을 장기 정차하며 손님을 기다리는 행위는 불법이다.
잠실에 사는 김민경(28·여)씨는 "회식을 마치고 자주 택시를 이용하는데 자정부터 두 시간 동안 멀쩡히 택시를 보내며 기다린 적도 많았다"며 "요금을 올리며 서비스를 개선하기로 한 만큼 택시 잡기가 한결 수월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상습 승차거부 지역인 강남대로 양방향뿐 아니라 신촌, 영등포, 홍대입구 등 시내 20개 지점에 전담 공무원 130명을 투입해 집중 단속을 벌였다.
주·정차 단속용 CCTV를 이용한 단속도 종전 오후 10시에서 오전 2시까지 연장 운영하며 승차거부 단속을 강화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택시 기본요금을 2천400원에서 3천원으로 인상한 뒤 '서비스 개선'을 위해 연말까지 승차거부를 집중 단속하겠다고 밝힌 15일.
이날 밤늦은 시각에 서울 강남역 인근 도로에서는 승차거부로 단속된 택시 운전사와 서울시 교통 단속원 간의 승강이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오후 11시께 남녀 커플이 택시를 세웠지만 차에 타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리자 교통 단속원들이 호루라기를 불며 급히 택시를 막아섰다.
이 커플은 단속원에게 "선릉역까지 가자고 했더니 길 건너서 타라고 말해 그냥 돌아섰다"고 말했다.
단속원은 커플의 진술과 휴대전화 번호를 수첩에 적고 택시 운전석으로 다가갔다.
"기사님은 승차거부를 하셨습니다. 자격증을 제시해주십시오."
단속원의 말에 50대로 보이는 택시 운전사는 "승차거부라니 무슨 말이냐. 못 준다"고 펄쩍 뛰며 조수석 앞에 꽂힌 운전자 자격증을 급히 뽑아 숨겼다.
택시 운전사는 "선릉역 가는 길을 묻기에 건너서 타면 요금이 적게 나온다고 알려준 것일 뿐"이라고 항변했지만 결국 10분 만에 운전자 자격증을 내밀었다. 그러나 단속원이 '위반행위 적발 통보서'를 끊자 화를 내며 날인란에 서명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단속에 참여한 고재경 서울시 교통지도과 주무관은 "어떤 승객이 택시를 잡아 놓고는 가는 길만 묻겠느냐"며 "목적지를 말하자 승차거부를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 주무관은 "승차거부로 단속되는 기사들이 이런저런 이유를 대지만 대부분 납득하기 어려운 것들"이라고 덧붙였다.
승차거부로 단속된 기사는 20만원의 과태료와 강화된 준법·친절 교육을 받아야 한다.
단속원이 곳곳에 배치된 강남대로 주변은 승차거부가 덜한 편이지만, 단속원의 시선이 조금 벗어난 도로에서는 여전히 천천히 운행하며 손님을 골라태우는 택시가 눈에 띄었다.
한 법인택시 운전사는 "아무래도 단거리 손님을 태우기보다 돈이 되는 장거리 손님을 태우고 싶은 것이 모든 기사의 마음일 것"이라며 "홍대나 강남역, 종로 등 번화가로 가는 손님은 선호한다. 목적지에 도착한 뒤 빈차로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법인택시 운전사는 "기본요금을 올렸지만, 사납금도 2만5천원이나 올라 남는 게 없는 장사"라며 "택시비가 올라 손님이 줄면 승차거부가 더 심해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 교통 단속반은 경기·인천 번호판을 단 택시의 정차를 막기 위한 단속도 강화했다. CCTV를 장착한 단속차량이 강남대로를 돌며 지역 택시의 이동을 종용했다.
서울 외 지역에서 손님을 태우고 서울로 온 택시는 돌아가는 길에 손님을 태울 수 있지만, 차량을 장기 정차하며 손님을 기다리는 행위는 불법이다.
잠실에 사는 김민경(28·여)씨는 "회식을 마치고 자주 택시를 이용하는데 자정부터 두 시간 동안 멀쩡히 택시를 보내며 기다린 적도 많았다"며 "요금을 올리며 서비스를 개선하기로 한 만큼 택시 잡기가 한결 수월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상습 승차거부 지역인 강남대로 양방향뿐 아니라 신촌, 영등포, 홍대입구 등 시내 20개 지점에 전담 공무원 130명을 투입해 집중 단속을 벌였다.
주·정차 단속용 CCTV를 이용한 단속도 종전 오후 10시에서 오전 2시까지 연장 운영하며 승차거부 단속을 강화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