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흥시가 수억원을 들여 추진한 갯벌 바이크 사업이 어민들의 강력한 반대 등으로 중단돼 오토바이 수십여대가 오이도 인근 야산에 방치돼 있다./김종택기자
하루 평균 이용객 1명 불과
고가 오토바이, 야산 방치
"바다오염" 어민 거센 반발
항만청 허가도 장담 못해
사업 재추진 여부 '불투명'


시흥시가 수억원을 들여 추진한 '갯벌바이크사업'이 불과 3개월만에 중단, 막대한 예산이 낭비됐다는 지적이다.

사업이 중단되면서 한대당 수백만원씩 구입한 오토바이는 포장도 뜯지 않은 채 인근 야산에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17일 시흥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옹진수협 오이도어촌계에 3억원의 예산을 지원해 올해 7월부터 갯벌바이크사업을 시작했다. 오이도 앞 갯벌 일대에서 일반인들을 상대로 4륜 오토바이 체험을 펼쳐 관광수익을 올린다는 취지다.

그러나 시행 100일 동안 이용자가 불과 100명에 불과해 하루 평균 1명이 이용하는 등 관광객 유치 실패와 어민들의 강력한 반대로 사업은 사실상 중단됐다.

운영이 중단되면서 한대당 400만원씩 구입한 오토바이 43대는 모두 덮개가 씌워진 채로 인근 야산에 방치돼 있고 대부분은 비닐도 채 뜯지 않은 새상품이다.

옹진수협 오이도어촌계 담당자는 "최근 물살이 거세 오토바이를 불가피하게 옮겨놓은 것일 뿐, 사업이 중단된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사업 진행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항만구역에 속하는 갯벌 내에서 각종 활동을 할 경우 항만청에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다, 현 사업도 이달말까지 한정적으로 허가를 받아 추후 허가 가능 여부도 현재로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갯벌 파괴로 생존할 터전을 잃게 된 어민들도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어민 정모(61)씨는 "갯벌에 오토바이가 달리고 휘발유 등 원유가 흘러 바다가 오염될 수밖에 없는데 조개를 캐서 생계를 유지하는 어민들은 죽으라는 것이냐"며 "어민들은 전혀 생각하지 않은 채 돈벌이만 하겠다는 시흥시가 한심하다"고 말했다.

시가 수협 어촌계에 지원한 3억원의 집행과정도 불분명한 상태다.

사업 담당자는 오토바이 43대 구입비(대당 400만원)로 1억7천만원이 소요됐지만 나머지 1억3천만원은 갯벌사업 조성비로 사용했다고 할 뿐 구체적인 예산 집행 내역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는 예산만 지원했을 뿐 어떻게 사용했는지까지 알 수 없다"며 "내년에도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영래·황성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