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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의 중단으로 워싱턴DC의 스미스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이 17일(현지시간) 다시 문을 열자 많은 관람객들이 입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이 중단된 17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DC에는 다시 활기가 넘쳤다.
지난 1일부터 '일시 해고'를 당했던 연방공무원들이 일제히 출근하고, 박물관과 연방의회 의사당이 관광객들에게 다시 개방되고, 도심 간선도로의 차량도 늘어나면서 북적이던 수도의 모습을 되찾았다.
스미스소니언 재단은 이날 오전부터 국립미술관, 자연사박물관 등 19개 박물관을 모두 재개장했다. 홀로코스트 박물관과 의회 방문자센터도 문을 열고 관광객들을 맞았다.
셧다운 기간 참전용사들의 항의 시위가 잇따랐던 2차 세계대전 국립기념비 앞의 바리케이드도 치워졌고, 한국전 기념공원과 베트남전 기념비 등도 일반에 다시 개방됐다.
국립동물원은 시설정비와 준비 때문에 오는 18일 공식 개장한다고 밝혔으나 그동안 꺼져있었던 판다 관찰 카메라는 작동돼 네티즌들은 온라인을 통해 최고 인기동물인 판다의 24시간을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지난 1815년부터 200년 가까이 연방 상원을 지켜온 대형 시계인 '오하이오 클락'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시계는 태엽을 감는 직원이 셧다운으로 출근하지 않는 바람에 지난 9일 오후 12시 14분에 멈춘 상태였다.
CNN방송의 백악관 출입기자는 "국립공원관리청(NPS) 직원들이 송풍기로 백악관 뜰에 쌓인 낙엽을 치우는 소리가 요란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한 연설을 통해 연방 공무원들의 업무 복귀를 환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보수없이 일하거나 일자리에서 쫓겨났던 헌신적이고 애국적인 연방공무원들에게 전할 간단한 메시지가 있다"면서 "돌아온 걸 환영한다. 여러분이 하는 일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머핀을 손에 들고 백악관 인근 환경청(EPA) 건물을 찾아 직원들에게 전달하면서 환영 인사를 전했다.
환경청 직원들은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는 10일까지 모든 출장은 취소하고, 사무실에 붙어있는 '외출중'이라는 표시를 제거하라"는 지나 매카시 청장의 지시문을 받아들었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모든 국방부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이번 위기는 이 나라를 안전하게 지켜야 할 우리에게 불필요하고 환영받지 못하는 사태였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다시 출근길에 오른 공무원들은 지난 16일간 보수를 소급해서 받게 됐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도 마냥 밝은 표정은 아니었다. 내년초 비슷한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걱정에서다.
한 연방공무원은 "이번에 각종 요금 지불이 늦어지고 주택담보대출 상환도 늦어졌는데 내년 1월에도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면서 "그 때를 대비해서 돈을 모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에서 온 관광객들은 셧다운 중단으로 워싱턴DC가 제 모습을 되찾은 것에 대해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자연사박물관을 찾은 오하이오주(州) 신시내티 출신의 신디 배설터 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들이 일자리로 되돌아가고 국가적인 위기가 끝나게 돼서 매우 기쁘다"면서 "특히 이번 여행을 무려 두달간 준비했기 때문에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연방공무원들에 대한 보수 소급 지급에 대해 "셧다운은 그들의 잘못이 아니기 때문에 제대로 보수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