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오전 경찰의 날 기념식 참석 외에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았다.
매주 월요일 열리는 정례 수석비서관 회의도 소집하지 않았다. 이 바람에 수석비서관 회의는 이달초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 순방 일정까지 포함하면 한 달가량 열리지 못한 셈이 됐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회의가 없어도 수석비서관들이 개별적으로 대통령에게 보고를 드리고 있고, 또 이번 주는 내일 국무회의가 있어서 거기서 무슨 말씀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굳이 수석비서관 회의를 열지 않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그동안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시시콜콜할 정도로 국정의 세부사안을 챙겨왔음을 감안하면 다소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물론 공석이 된 지 두 달이 다 돼가는 감사원장 등 인선 작업에 박 대통령이 충분한 시간을 갖기위해 회의를 최소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 정국상황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가정보원 심리전담 직원들이 대선 당시 트위터를 통해 5만여건의 선거관련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글을 퍼뜨리며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를 지휘했던 윤석열 전 서울지검 특별수사팀장이 수사과정에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사에서 배제된데 대해 '제2의 찍어내기' 논란이 일며 정국에 파장을 던지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청와대의 곤혹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얘기다.
'댓글' 파장이 다시 확산되면서 청와대로 쏠리는 부담스러운 시선을 비켜가면서 청와대가 국내 정치 사안과 일정 거리를 두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는 시각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외국 순방에서 돌아온 직후 대통령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경제활성화와 일자리창출 그리고 외교·안보"라면서 "국회가 국정감사를 한다면 대통령은 경제활성화와 일자리창출, 외교·안보를 포함한 국정 전반에 대해서 아주 치열하게 국정운영을 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다만 '댓글' 논란이 검찰수사와 얽혀 다시 정국에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는 사태에 청와대는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댓글 논란이나 윤석열 전 팀장의 수사배제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이 여권의 입장이지만 논란과 공방이 쌓이다보면 결국 부담은 청와대가 지게 된다는 인식에서다.
대선 공정성과 직결되는 이런 사안들에 대해 국민의 의구심이 커진다면 결국 정권의 정통성 논란으로 번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청와대 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논란'은 채동욱 전 총장 때와 같이 이슈가 커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정의종기자
'댓글 불똥 튈라' 입 다문 청와대?
정례 비서관회의도 소집 안해
'대선 개입' 재확산에 부담감
정치사안과 거리두기 시각도
입력 2013-10-21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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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2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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