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이 조종 훈련 과정에서 교관으로부터 뺨을 맞고, 얼차려를 받는 등 지속적으로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제보가 접수돼 이 회사 노동조합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지난 7월 아시아나 항공기의 샌프란시스코 공항 사고 이후 외신들은 고압적이고 경직된 한국의 조종사 문화가 항공기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했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관계자는 "노동조합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식·비공식적으로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제보가 올라오고 있다"며 "진위를 파악해 대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라고 22일 밝혔다.
아시아나 조종사들은 노동조합 홈페이지 등을 통해 항공기 조종사들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시뮬레이터 훈련 과정에서 교관으로부터 욕설과 발길질, 심지어 따귀를 맞는 일 등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혹행위는 오랜 관행이라는 게 조종사들의 주장이다. 일부 조합원들은 회사 옥상으로 끌려가 윗옷을 벗고 엎드려뻗치게 한 뒤 군대식 가혹 행위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며 이런 부분도 조사해 달라고 노조측에 건의했다.
이와 함께 훈련을 받는 조종사들을 줄세워 뺨을 때리고 가슴 등을 폭행했다는 진술도 나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의 경직된 내부 조직 문화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직 민간항공기 조종사 A씨는 "칵핏(조종석) 내부에서 기장은 신과 같은 존재"라며 "훈련 과정에서부터 맞으며 배운 조종사들이 실제 비행에서 기장들한테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회사에서도 사실 관계를 알아보고 있다"며 "이번 문제가 개인적인 감정 싸움인지 아니면 조직 문화와 관련이 있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명호기자
욕설에 뺨까지… 매맞고 배우는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에 "훈련과정 교관이 가혹행위… 오랜 관행" 제보
항공사 경직된 조직문화 심각… 외신 '사고원인' 지적
입력 2013-10-22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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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2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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