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강도에게 납치된 30대 여성이 배우를 뺨치는 연기로 풀려났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24일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된 여성을 납치·감금해 금품을 빼앗은 혐의(강도상해)로 이모(3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지난 22일 오후 8시 30분께 경남 창원시 진해구 경화역 앞에서 A(34·여)씨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운 뒤 흉기로 위협, 테이프로 손발을 묶고 4시간가량 감금한 채 폭행하고 스마트폰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된 A씨가 행사 대행업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일거리를 주겠다고 속여 유인해 "6천만원을 주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A씨는 겁에 질린 표정을 지으며 "당장 600만원을 주고 나머지는 다음에 주겠다. 무서워서 신고도 못한다"고 이씨를 안심시켰다.

A씨는 또 "공황장애가 있는데 지금 놀라서 죽을 것 같다"고 가슴을 부여잡았다.

그러자 이씨는 부산의 한 대형병원으로 A씨를 데려다 줬고 보호자란에 자신의 이름까지 적고 나서 떠났다.

이씨가 사라진 것을 확인한 A씨는 곧바로 의사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신고를 받은 경찰이 23일 오전 11시 10분께 울산의 여자친구 집에서 안심하고 자던 이씨를 붙잡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