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내 보건소들이 독감백신 수요예측에 실패하면서 백신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내용과 관련없음 /아이클릭아트
예방접종 25일께 본격 시행 불구
도내 부천·용인 등 이미 전량 소진
해마다 노인인구 급증 추세 불구
일부 조달량 축소… 수급난 자초


매년 노인인구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도내 보건소들이 독감백신 수요예측에 실패하면서 도내 45개 보건소 전체가 백신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일부 도내 보건소들이 백신 조달량을 지난해보다 적게 주문하면서 백신 수급 비상에 일조했다는 지적이다.

28일 도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지난 10일께부터 동 단위로 무료 독감예방 접종을 시작, 25일을 전후로 대부분 보건소에서도 본격적으로 독감예방접종을 시작했다.

하지만 보건소 독감예방접종의 시작과 동시에 보건소 전체에서 백신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부천시의 경우 소사구, 오정구, 원미구 3곳의 보건소 모두 백신이 부족해 지난주에 이미 독감 무료 예방접종을 마감했으며, 용인시에 있는 3곳의 보건소와 수원시 팔달구 보건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나마 백신이 남아있는 보건소들도 소량만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 1~3일정도면 독감 백신을 모두 소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감 백신 공급은 각각의 보건소에서 조달로 신청해 구매하고 있으며 부족분은 민간 제약사 도매상과 수의계약을 맺어 공급받고 있다.

하지만 일부 보건소들이 민간제약사 판매량만 믿고 조달량을 줄인 상황에서 올해 민간제약사 독감 백신을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지자 독감 백신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성남시의 경우 3곳의 보건소에서 지난해 8만1천560도스의 백신을 조달로 신청했지만, 올해는 5만4천300도스만 신청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안산시, 김포시 등 모두 19곳의 보건소에서도 독감 백신 조달량을 줄이거나 지난해와 같은 물량으로 신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보건소마다 독감 예방 백신이 남아있는지를 묻는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오전 일찍부터 독감을 예방접종하려는 노인들로 넘쳐나고 있는 실정이다.

백신이 없어 예방접종을 하지 못한 용인에 거주하는 김모(70)씨는 "쌀쌀해진 날씨에도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러 새벽같이 나왔는데 헛걸음만 했다"며 "백신 공급이 들쑥날쑥한 게 하루이틀이 아닌데 관에서 수요하나 예측하지 못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독감 백신이 넘쳐난데다 조달가격보다 민간 제약사의 백신 가격이 훨씬 저렴했기 때문에 일부 보건소에서 조달물량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며 "백신 수급이 불안정한 가장 큰 원인은 백신 유통 과정이 불투명한데 있다"고 해명했다.

/윤수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