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4년 전 동양그룹에 대해 2천3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포착해 심층 세무조사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국세청의 내부 문건에 따르면 국세청은 2009년 11월 말부터 3개월간 심층 세무조사를 벌여 ㈜동양의 전신인 동양메이저가 해외 자회사를 이용해 2천334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부당합병으로 금융계열사에 2천210억원을 부당지원 했다는 혐의 등을 포착했다.

국세청은 또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허위 기부금 영수증으로 60억원의 부당공제를 받았다는 혐의까지 파악했다.

당시 국세청은 동양그룹 계열사 3곳을 동시 조사해 동양의 해외투자로 인한 손실 규모가 3천9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동양이 주식 스와프 거래 등을 통해 조성하고 사용한 비자금이 25억원이라고 적시했다.

그러나 국세청은 동양의 이런 혐의에 대해 검찰에 고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은 당시 동양메이저에 150억원대, 동양인터내셔널에 1천만원가량의 추징금을 부과하는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당시 동양 세무조사는 적법한 과정을 거쳤고 합당한 조치를 취했다"고만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