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가 주최하는 국제회의 '2015 세계교육회의'의 개최도시로 인천이 결정되었다. 지난 9월 25일, 한국 개최 결정이 이뤄진 후, 개최도시 선정을 두고 국내 각 도시가 유치경쟁을 벌인 결과 인천국제공항과 송도의 국제 콘퍼런스 시설의 이점을 감안하여 내린 결정이다. 세계교육회의는 교육계의 올림픽이라고 불릴 만큼 세계의 교육 현안과 비전을 함께 다루는 중요한 국제회의이다. 이번에 열릴 2015년 세계교육회의에서는 범세계적인 기초 교육 보급 운동인 '모두를 위한 교육'(Education for All)의 성과를 점검하고 2015년 이후 새로운 국제 교육개발분야의 의제를 설정한다.

개최도시인 인천시는 세계교육대회에 유네스코 회원국 고위 관료와 국제기구 임원, NGO와 전문기관 대표 등 1천500여명이 참석하여 발생하는 수십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홍보 효과가 있다며 잔뜩 기대를 걸고 있는데, 이는 제사보다 젯밥에 눈을 두고 있는 격이다. 오히려 정부나 개최도시는 이번 기회에 우리교육의 해묵은 과제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한국의 교육열은 고속성장의 동력이었고 다른 나라의 부러움을 사기도 하지만 그 병폐도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전통적인 교육 중시 문화와 또 학력과 학벌 중시의 풍토 때문이다. 과도한 교육열은 그 자체로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성적경쟁과 사교육비 부담으로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이같은 경쟁 위주의 교육으로 선진 복지국가, 창조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낼 수 없다. 한편 국민들에게 교육복지의 확충은 절실한 과제이다. 우리나라는 문맹률이 가장 낮은 국가라 하지만 여전히 시각장애인을 비롯해서 질병, 노환 등으로 학습과 독서를 할 수 없는 장애인들이 많다. 정부 차원에서 이들에게 교육과 독서의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책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인천은 그동안 교육낙후도시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번 대회를 교육국제화특구 사업과 산적한 인천의 교육현안에 대한 해결 방향을 정립하여 교육선진도시로 환골탈태하는 계기로 삼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또 이주노동자와 결혼이민자, 새터민을 비롯한 외국인과 소수자를 위한 다문화교육과 국제교육협력, '이러닝'(e-learning) 관련 정책을 준비한다면 대회의 의제인 '모두를 위한 교육과 학습'이라는 주제에 부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