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 작물로 日수출량 맞춰
화성그린팜과 '매각 갈등'
시·농어촌공사는 '뒷짐만'
동부팜한농의 사업포기 선언 후 8개월째를 맞고 있는 지난 7일, 화성시 서신면 화옹간척지 첨단유리온실은 여전히 반쪽짜리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유리온실 속 A·B 두 구역으로 나눠진 토마토 재배구역 '그린하우스'에서는 토마토가 일부 재배되고 있기는 하지만 비어 있는 공간이 먼저 눈에 띌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온실 밖에서는 지게차 한 대가 시중에 팔려나가지 못하는 토마토를 파쇄기로 옮기기만 할 뿐 드나드는 차량도 쉽사리 목격할 수 없었다.
그린하우스 A구역에서는 실타래를 따라 열린 토마토가 수확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B구역은 토마토 줄기를 지탱하는 지지대만 매달려 있었다.
동부팜한농 관계자는 "A구역을 재배하면서 B구역에 토마토를 심어놔야 1년 내내 토마토를 수확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A구역만 운영하다 보니 일본 수출물량마저 부족해 다른 데서 사서 부족분을 채워 일본에 보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온실 밖에는 수확한 토마토를 옮기는 무인이송장치인 큐드라이브가 시동이 꺼진 채 일렬로 늘어서 있고 색깔·중량별로 토마토를 판별하는 토마토선별기도 작동이 멈춘 지 오래로 그 옆으로 빈 상자만 가득 쌓인 채 방치돼 있었다.
현재 유리온실 인수를 놓고 한국농업경영인 화성시연합회와 화성영농조합법인(HS), 화성 관내 농협 등으로 구성된 '화성그린팜'이 동부팜한농과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지분율과 가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동부팜한농 관계자는 "그린팜은 우리가 일정 지분을 가져갈 것을 요구하지만 이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한 이상 100% 지분 매각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게다가 국비를 포함해 총 569억원이 투입된 대규모 국책사업이 좌초위기인데도 정부와 지자체, 시행사인 농어촌공사는 사실상 두 손을 놓고 있다.
이와 관련, 간척지 사업 시행자인 농어촌공사는 "동부팜한농과 3년 동안 임대계약을 했기 때문에, 어찌 됐든 동부가 3년은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라며 "당사자들간 해결할 문제지, 우리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관할 지자체인 화성시도 "시에서 예산을 지원한 사업도 아닌데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결정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고 선을 긋고 있다.
/공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