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아 잘 가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치고 조금은 들떠 있어야 할 여느 학교와 달리 동인천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뜻밖의 소식에 눈물을 흘렸다.
올 4월 뇌종양으로 쓰러진 3학년 정다운(18)군이 반년을 끌어온 투병끝에 세상을 떠났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수능이 치러진 다음날인 8일 친구들에게 전해진 것. 정군이 숨을 거둔 것은 7일 오후 8시, 친구들이 수능시험을 모두 끝낸 시간이었다.
두 차례의 수술에도 불구하고 정군의 병세는 9월부터 급격히 나빠졌고 수능 당일까지 호흡기에 의존해 버텨왔다.
정군의 어머니는 수능을 앞둔 같은 학교 친구들이 아들의 죽음에 '혹시라도 시험에 영향을 받지나 않을까?' 하고 걱정했다. 하지만 정군은 기적처럼 수능이 끝나는 당일 저녁까지 병상에서 친구들을 응원하며 견뎌줬다.
학교 관계자는 정군이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없을 정도로 우수한 학생이었을 뿐 아니라 품성도 좋았다고 전했다. 지체 장애가 있는 부모님을 모시면서도 불평 한 번 없던 정군은 1학년 때는 효행상을, 장애가 있는 같은 반 친구를 보살펴 2학년 때는 봉사상을 받기도 했다.
발인날이던 9일 정군은 마지막으로 학교를 찾았다. 정군의 영정은 자신이 공부했던 3학년 1반 교실을 찾아 친구들과 인사를 나눴다. 같은 반 친구들과 동인천고 학생들은 책상 위에 놓인 영정과 조화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동인천고 손근섭 교장은 "정군이 치료 중에도 가끔씩 학교를 찾아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학교와 친구들을 좋아했고, 서울대에 진학하겠다는 집념으로 그 힘든 수술과정도 잘 견뎠는데 안타깝다"며 "다른 친구들이 정군이 이루지 못한 꿈을 이뤄줄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뇌종양 고3 다운이 수능 끝나자 생명의 끈 놓다
병상서 친구들 응원
동인천고 뜻밖의 비보
입력 2013-11-11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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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1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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