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학생에… 그 선생…"

심야에 여중생들이 호프집에 들어가 술을 마신 것도 모자라 파출소에 연행된 뒤 경찰관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난동을 부려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의 담임교사는 학생들을 인계해 가라는 경찰의 요구를 '늦은 시간이라 안된다'며 거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2일 오후 11시50분께.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의 한 호프집에서 술을 마시던 한 손님은 얼핏 봐도 학생으로 보이는 소녀들이 술을 마시며 떠들어대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112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소주 7병을 나눠마시던 A(15)양 등 여학생 10명과 호프집 사장 B씨를 파출소로 연행했다.

경찰은 이들이 수원의 한 중학교 학생들임을 확인, 부모에게 인계하기 위해 연락처를 요구했지만, 여학생들은 대답 대신 파출소 바닥에 침을 뱉고 소리를 지르는 등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다.

심지어 A양은 바닥에 돈을 집어던지며 경찰관에게 "컵라면을 끓여오라"고 했고, 이를 거부하는 경찰관에게 심한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또 자신의 휴대전화를 집어 던지며 주먹과 발로 수차례 폭행하기까지 했다. 실랑이 끝에 경찰은 학생들의 담임교사와 연락이 닿았지만, 돌아온 답변은 더 가관이었다.

새벽시간이라 아이들을 데리러 갈 수 없다는 것.

결국 만취한 10대 소녀들의 난동은 부모들이 파출소를 찾은 13일 오전 6시까지 계속 이어졌다. 경찰은 13일 A양을 공무집행방해로, 술집 주인 B씨를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교사마저 책임지지 않는 아이들을 우리가 어쩌겠냐"며 "특히 상대가 10대 여학생이어서 함부로 대응하기도 어려웠다"고 한탄했다.

/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