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비계 교란물질로 잘 알려진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bisphenol A)' 성분이 함유된 도장재가 경기도내 일부 상수도관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상수도관 2만7천337㎞ 중 14개 시·군 737.2㎞(2.6%)에 비스페놀A 성분 도장재가 사용됐다. 14개 시·군은 평택시 211.9㎞, 화성시 210.6㎞, 성남시 99.7㎞, 여주시 63.2㎞, 양주시 43.4㎞, 김포시 31.5㎞, 오산시 20.3㎞, 안성시 17.7㎞, 시흥시 13.6㎞, 군포시 12.9㎞, 광주시 7.6㎞, 의정부시 2.4㎞, 연천군 1.7㎞, 의왕시 0.8㎞ 등이다.
비스페놀A는 플라스틱 제품을 제조할 때 사용하는 환경호르몬으로, 주로 생식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아주 적은 양으로도 신경 발달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지난 2011년에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영수증 용지와 은행 순번대기표 등에서 비스페놀A가 검출돼 한국소비자원이 비스페놀A의 사용금지를 정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도는 비스페놀A의 유해성과 관련한 별도의 안전검사 기준이나 사용기준 등을 마련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한 연구용역을 발주한 사실도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도는 최근 5년간 비스페놀A상수도관 737㎞ 중 403㎞를 시공했다.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소속 김종석(민·부천6) 도의원은 "비록 일부 구간이지만 인체에 유해한 환경호르몬이 사용된 상수도관이 시공됐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안전성이 최종적으로 확인될 때까지 해당 제품 사용을 중단하고 도민들에게 양질의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팔당수질개선본부 관계자는 "(비스페놀A가 도장재로 쓰인)액상에폭시 도복상수도관을 설치한 것은 맞지만 비스페놀A가 먹는 물에서 검출된 사례가 국내외에서 없다"며 "비스페놀A는 먹는 물 수질검사 대상도 아닐뿐더러 위험성이 입증되지도 않은 상태"라고 주장했다.
/김민욱기자
경기지역 상수관 737㎞ '환경호르몬 도장재'
비스페놀A 함유 드러나
소량에도 신경발달 이상
도의회 "대책 마련" 촉구
입력 2013-11-21 00:14
지면 아이콘
지면
ⓘ
2013-11-21 2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