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구급대원 성추행 의혹' 당시 구급차 내부 CCTV가 고장났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경인일보 10월 28일자 23면 보도)이 일고 있는 가운데, 도내 상당수 구급차량 내부 CCTV가 고장이 잦은 것으로 드러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일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도내 구급차는 222대로 모든 차량에 CCTV가 설치돼 있다. 지난 2009년까지 10대에 불과하던 구급차 내부 CCTV는 구급대원 폭행 사건이 잇따르자 대원의 안전을 확보하고, 법적 분쟁시 증거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 2010년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도내 구급차 내부 CCTV 4대 중 1대는 고장이 난 것으로 드러나 도입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도 소방재난본부는 지난 10월, '119 구급대원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이후 도내 모든 구급차의 내부 CCTV를 점검했다. 그 결과 모두 49대에서 무려 70차례 이상 고장이 발견됐다.

녹화·영상 불량이 28건으로 가장 많았고, 케이블 불량 11건, 일자기록 불량 10건, 하드 불량 9건 등이 뒤를 이었다. 매년 구급대원들이 폭행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구급차 내부 CCTV는 '눈뜬 장님'이었던 셈이다.

더욱이 구급대원 폭행건수는 지난 2011년 4건에서 지난해 36건으로 크게 늘어났고, 올해도 지난 9월말 기준 30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도의회 장태환(민·의왕2) 의원은 "관리지침상 구급대원들은 임무교대 전 장비점검을 하게 돼 있는데 이를 소홀히 한 결과"라며 "사전에 점검만 잘했다면 119 구급대원의 성추행 논란도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고장률이 높은 CCTV는 향후 구급차를 도입할 때 설치를 배제하고, 임무교대 시 구급대원들이 CCTV작동 상태를 점검하도록 하겠다"며 "고장났던 CCTV는 현재 모두 수리를 완료했다"고 해명했다.

/강기정·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