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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참석자들이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
정부가 대대적인 공공기관 개혁 작업을 진행하면서 유관부처의 책임을 강조하는 등 접촉 면을 넓히고 있다.
공공기관장과 직원에 이어 해당 공공기관의 1차 관리주체인 유관부처의 역할을 제기함으로써 개혁의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21일 정부에 따르면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유관부처가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부채나 과도한 직원 복지 등 문제가 이전 정부부터 이어져 왔다고 해서 현재 감독을 맡는 유관부처가 면책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을 전달하고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마련 과정에서 강력한 역할을 주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공기업 주무부처들이 경영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측면이 있는데, 앞으로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주문은 부채로 물의를 빚은 한국전력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LH)·한국석유공사·한국가스공사·한국철도공사·한국도로공사 등의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과다한 복리 후생과 임금으로 도마 위에 오른 건강보험공단·근로복지공단·한국투자공사 등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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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감독기관인 주무부처들이 인사나 예산 등 측면에서 몸집 불리기를 위해 산하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을 방관, 현재 위기 상황에 일조한 데 대해 공식 경고한 것이다.
현 부총리는 앞서 14일에는 공공기관장들을 대상으로 무한책임론을 주문한 바 있다.
그는 공공기관장들에게 최근에 새로 임명돼 책임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공직자로서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기재부는 공공기관의 부채와 임직원 복지 등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공공기관 정상화 작업의 첫 단추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보 공개의 범위가 넓어지면 전 국민적인 감시·감독이 가능해져 방만 경영에 상당한 압박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재부는 공공기관 정상화 과정에서 기관장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보고 임금 수준이 과도한 기관장 10여명의 임금을 삭감하는 등 방안을 추진 중이다.
경영평가에 채무관리 조항을 신설하고 평가비중을 올려 자구노력이 미흡하거나 방만 경영이 개선되지 않는 공공기관은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공공기관 직원의 복리 후생 수준을 점검해 불합리하거나 과도한 사례가 있을 경우 경영평가 점수를 감점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다.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성과급이 연봉의 30~40%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영평가 압박은 상당한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달초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앞두고 점차 속도를 높이는 상황"이라면서 "국회나 여론 동향 등을 점검해 대책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