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제조업체인 태양금속공업(주)가 서울에서 안산으로 이전한지 24년여만에 본사와 공장, 연구소 등을 충북 음성군으로 다시 이전키로 해 지역 경제계가 술렁거리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대표인 한우삼 회장이 안산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데다, 미국, 중국, 인도 등 해외 현지법인과 국내 계열사 6곳을 두고 있는 임직원 600여명의 우량 제조업체로, 그동안 국내외 기업유치에 열을 올리던 경기도와 안산시가 정작 '집토끼'를 놓쳐버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4일 안산시 등에 따르면 태양금속공업은 지난 22일 충청북도청 소회의실에서 이시종 충북도지사, 이필용 음성군수 등이 참여한 가운데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태양금속공업은 음성군 삼성면 선정리 일원 14만9천754㎡에 안산의 본사·공장·연구소를 3년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이전하게 된다. 3년간 1천155억원을 투자하고 600여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음성군은 이와함께 태양금속공업 계열사 및 협력사가 동반 이전해 2024년 이후 음성에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집적화가 되면 1천여명 이상 고용과 최대 7천800억원의 투자로 연간 1조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태양금속공업 측은 국내외 굴지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및 수소차 생산에 나서는 등 자동차 산업이 확대·재편됨에 따라 사업영역 확대를 위해 흩어져 있는 계열사들을 한곳으로 이전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본사와 공장이 각종 규제로 인해 신·증설이 어려운 점이 이전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에따라 안산 경제계에서는 기업유치에 목소리를 높이던 경기도와 안산시가 오히려 알토란 같은 지역 업체를 타지역으로 빼앗겼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안산시는 대표인 한 회장이 지난 2008년부터 안산상의 회장을 맡아왔지만, 최근까지 전혀 이같은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 한 관계자는 "불과 며칠전 함께 중국에 다녀오면서도 한마디 언급이 없었다"며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 회장은 "알다시피 (규제로 인해) 본사와 계열사를 증설하지 못해 당장은 아니지만 2024년께까지(음성으로)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1954년 설립된 태양금속공업은 1989년 서울 풍납동에서 현위치인 안산시 단원구 성곡동으로 이전했으며, 지난해 4천33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안산/이재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