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정수기를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 전원을 꺼두면 전력을 60%까지 아낄 수 있다고 25일 밝혔다.

시는 서울에너지설계사를 통해 지난 8월부터 2개월간 가정·상점·사무실 등 약 800곳을 방문해 정수기 이용실태를 조사하고 사용 전력량을 측정토록 했다.

조사 결과, 정수기 1대의 월간 평균 전력사용량은 56.2㎾h로 나타났다.

이는 800∼900ℓ 용량 가정용 냉장고 월평균 전력사용량(32.8㎾h)보다 1.7배 많은 수준이며 서울 일반 가정 한달 전력사용량(315㎾h)의 18%에 해당하는 양이다.

또 대부분 정수기가 24시간 가동되면서도 사용하지 않는 시간이 하루평균 13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종일 쓰지 않는 날도 월평균 5일가량 됐다.

서울시는 정수기를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 전원을 차단하면 정수기 1대당 평균 33.3㎾h의 전력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4시간 작동하는 경우와 비교해 약 60%의 전력을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전기료로 따지면 매달 1만1천184원을 줄일 수 있다.

서울시는 전국 가정과 사무실에서 정수기를 사용하지 않을 때 전원을 끈다면 연간 27억1천만㎾h의 전력을 아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희정 서울시 에너지시민협력반장은 "전기분해방식을 제외한 정수기 대부분은 전원과 무관하게 정수기능이 작동하는데 시민이 이를 잘 모르고 있어 정확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며 "찬물은 냉장고에 넣어두고 온수는 끓여마시면 정수기의 냉·온수 기능을 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시가 정수기 사용자 620명을 대상으로 정수기 전원과 정수기능은 무관하다는 사실을 알린 뒤 설문하자 92.1%가 정수기를 사용하지 않을 때 전원을 차단하겠다고 답했다.

시는 연말까지 상점과 어린이집 등 정수기 1천500대에 손쉽게 전원을 차단할 수 있는 멀티탭을 설치하고, 정수기 외에 셋톱박스나 비데 등 전력 소모가 큰 전기제품에 대해서도 대기전력을 차단하는 캠페인을 펼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