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이 끝내 올해와 내년도 살림살이를 서로 맞추지 못하고 '절름발이 예산안'(경인일보 11월 2일자 1면 보도)을 경기도의회에 각각 제출했다.

도와 도교육청은 지난 5일 전입·전출 규모를 맞춘 수정 예산안을 제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난 21일에 이어 25일에도 합의점을 도출해 내지 못했다.

결국 도의회 개별 상임위원회는 전입과 전출이 일치하지 않는 두 기관의 예산에 대해 심의를 벌이게 됐고, 최악의 경우 예결위원회 심의가 불발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경기도의회 권칠승(민·화성3)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이날 두 기관이 제각각 다른 예산안을 제출하자 즉각 공식입장을 내고 "기관 이기주의와 상호불신에 젖어 공복(公僕)으로서의 기본을 망각한 도와 도교육청은 각성하라"고 비판했다.

내년도 교육재정 법정전출금의 경우 도는 1조4천948억원의 예산을 세운 반면, 도교육청은 1천492억원 많은 1조6천440억원을 편성해놨다.

또 2011~2013년 취득세 감면에 따른 국고보조금도 경기도는 416억원으로 잡은 반면, 도교육청 1천9억원으로 593억원 차이를 보이고 있다.

권 위원장은 "도와 도교육청은 공공예산을 다룰 자격을 스스로 포기했다"며 "예결위원장으로서 기관간 전입·전출 불일치는 반드시 치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이번 예산안 사태를 유야무야 하려는 세력이 있다면 위원장직을 사퇴한다는 입장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도의회 김경호(민·의정부2) 의장은 이날 '도와 도교육청이 그동안 이견을 보인 전출·입 계획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 의회내 불협화음을 연출했다.

1천492억원의 교육재정 법정전출금 차이는 도의 내년도 1차 추경에 반영시키기로 했다는 것이다.

김경호 의장은 "그동안 도와 도교육청이 보인 합의정신을 존중한 것"이라며 "그동안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큰 틀의 합의라고 생각해 예산안을 접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민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