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오전 경기도의회 운영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도의회 사무처 행정사무감사에서 의원석이 대부분 비어있다. /하태황기자
매립장 공원·비스페놀 등
송곳 질문으로 문제 제기
선거 의식 지역구 챙기러간
일부 의원 행감장 비워 텅텅
'재탕 질의'·'막말'도 여전


제8대 경기도의회의 마지막 행정사무감사가 모두 마무리됐다. 지난 12일부터 열흘간의 일정으로 1천200만 도민의 삶과 직결되는 경기도·경기도교육청의 행정을 총체적으로 점검했다.

텅빈 감사장에 지난 행감과 비슷한 '재탕' 질의가 이어지기도 했지만 정책보고서가 발표되기도 하고 비판을 위한 질의에 그치지 않고 정책 대안까지 제시됐다.

■ 2013 행정사무감사 성과

= 올해 행감도 어김없이 뾰족한 송곳 질의는 쏟아졌다. 법적 사후관리기간이 끝나지 않은 쓰레기매립장이 공원으로 조성돼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실태가 지적됐고, 한국소비자원이 정부에 사용금지를 건의한 비스페놀A(bisphenol A)가 상수도관의 도장재로 쓰인 사실이 드러났다.

또 1천600억원대 대규모 사업인 도교육청의 태양광발전 사업의 경우 행감장에서 사업의 적정성 등이 집중적으로 파헤쳐졌고, 결국 해당 사업에 대한 중지가 요청되기도 했다. 도 도시계획의 근간인 '계획인구'의 부적절성도 짚었다.

이밖에 수십년간 방치된 폐교 부지를 교육재정 확보 방안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소개됐다. 이계원(새·김포1) 의원은 '일단 하고 보자 식'의 용역 남발사례를 하나하나 지적하며 문제제기를 했다.

이재삼(경기3)·최창의(경기6)·조광명(민·화성4) 의원 등은 '지역별 편파에 따른 학교 하수도 요금 부담', '부실 특목고' 등 굵직한 이슈를 이끌어내며,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행감은 중소기업·소상공인 등 이웃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도 했다. 김영환(민·고양7) 의원은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예산 지원을 당부했고, 민경원(새·비례) 의원은 중소기업·소상공인 관련 정책을 생산·지원하는 경기도중소기업지원센터 조직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효경(민·성남1) 의원은 도교육청의 보안문서 파쇄작업을 장애인 일자리로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도가 밥먹듯 뒤집는 도민과의 약속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오완석(민·수원7) 의원은 수원 광교신도시로의 도청사 이전 계획이 중단된 이유 등을 따져 묻고 주민들과 함께 삭발을 하기도 했다.

■ 말년 병장의 행감

= 행감장 곳곳에서는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지역구 챙기기 등에 나선 것이다. 일부 상임위원회에서는 10여명의 의원 중 2명 의원만이 번갈아 질의에 나서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지역구 예산 챙기기도 어김없이 재연됐다. 모 의원은 행감장에서 지역구 예산을 이야기하다 동료 의원으로부터 싫은 소리를 들어야 했다. 재선의 한 의원은 지난해 동료 의원이 지적한 사안을 재탕하기도 했다.

또 혁신학교 등 교육청 주요 정책의 본질적 문제점을 지적하는데는 미흡했고, 일부 의원들의 막말과 보복성 자료 요구 등은 공무원들의 불필요한 업무 과중 요인이 되기도 했다.

/김민욱·강기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