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직- 별정직 공무원간 '업무 갈등'
기자가족초청행사 일방취소 소통 미흡
비위공무원 쉬쉬하다 사건만 키우기도
박근혜 정부가 출범 1년도 안돼 직제상 영역 다툼과 일반직과 별정직 공무원의 갈등이 깊어지는 등 청와대 내부조직의 난맥상이 하나씩 흘러 나오고 있다.
집권 1년차를 넘기는 즈음에 '영혼이 없는 인사'들의 대규모 경질설까지 제기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읽지 못하는 참모진의 무능력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흔히 말하는 '어공'(캠프출신)과 '늘공'(정부출신)간의 알력은 물론 내부 조직간 영역다툼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27일 청와대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새 정부 출범 후 1년이 지나면서 수석 및 행정관급 이상의 업무 능력이 확연하게 드러나고, 일부 직제의 문제점도 하나씩 제기되면서 역동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문제인 건 연말 대규모 인사설로 뒤숭숭한 내부 분위기.
최근 정부 부처에서 파견된 2~3명의 행정관이 골프접대와 상품권을 받는 등의 비위로 부처로 복귀했으나, 그 '불똥'이 남아 있는 공무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 기강잡기 인사설까지 대두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대로 처벌을 하지 않고 쉬쉬하다 뒤늦게 언론에 공개되면서 눈덩이처럼 사건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지만, 결국은 정부 부처 공무원들의 '로열티'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짙다.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지만 파견직 공무원들이 문제를 일으켜 복귀한 사례도 종종 발생했다는 게 내부의 전언이다.
업무영역 다툼도 치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일정을 다루는 국정기획수석실을 비롯, VIP(박근혜 대통령)와 동선을 함께 하는 제1부속실(일정)과 제2부속실(민원)의 영역다툼은 물론, 여타 비서관실에 대한 고압적인 자세가 말썽을 빚고 있다는 후문이다.
특히 민원을 관장하는 2부속실의 경우 박 대통령이 현장과 민원을 중시하는 스타일이라 권한이 막강해질 수밖에 없고, 각종 자료 요구에 시달리는 다른 비서관실의 불만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파견 공무원들의 원성이 자자한 실정이다.
최근 청와대 출입기자단 가족의 청와대 관람 및 다과행사에 VIP(대통령) 참석을 전제로 행사를 추진했다가 이틀 전에 VIP가 불참하기로 결정되면서 행사 자체가 취소되는 소동을 빚은 것도 내부 소통의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에 참석하기위해 미리 상경했던 일부 가족들이 어처구니없는 취소로 발길을 돌려야했다.
박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하고 일을 망치는 사례도 빈번하다는 후문이다. 일례로 지난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2013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 박람회' 행사에 박 대통령이 참석한 것과 관련, 박 대통령은 전날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 구직자와 취업자들의 근로조건에 차별이 없는 고용의 안정성을 보장하라는 취지로 지시했지만, 마치 '경력 단절여성'만을 위한 행사로 콘티를 짜면서 내부적으로 혼선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1년이 다가오면서 내부 문제점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새 정부 2년차의 안정적 도약을 위해 직제 재편과 적재적소의 인사 개편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