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의 한 중학교가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옹벽 설치·조경 등 교내 공사를 벌였지만, 당초 설계와 다르게 시공하는가 하면 옹벽에 금이 가는 등 부실공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4일 광명교육지원청과 A중학교 등에 따르면 이 학교는 지난해 12월 광명시와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총 4억원의 예산을 받아 지난 5월부터 교내 각종 보수공사를 벌였다.

학교 측은 학교 정문과 담벼락 등 기존의 낡은 시설을 대체하고, 진입로 포장과 교내 곳곳에 다양한 종류의 나무도 심었다.

학교측은 또 10년전 옹벽 경계를 잘못 측량해 담벼락 일부가 경계구역 상 주변 아파트 부지 일부를 침범하게 됐고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함에 따라 수천만원을 들여 옹벽을 신축했다.

하지만 이 옹벽은 공사가 끝난 지 불과 3개월만에 곳곳이 갈라져 현재 시멘트로 땜질 처방을 해 놓은 상태다.

학교측이 공사를 벌이며 공사비를 부풀렸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학교 B교사는 "당초 설계에는 경계석을 교체하기로 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이뤄지지 않았고, 새로 심은 나무들도 당초 설계와 달라 턱없이 부족하게 식재됐다"라며 "일부 수목의 경우 시중가보다 2~3배 비싸게 사들이는 등 곳곳에서 공사비가 부풀려져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중학교 관계자는 "이번 보수공사는 5~6년 전부터 추진해 온 오랜 숙원사업인 만큼 모든 공사는 설계에 따라 철저하게 시공됐다"며 "조경의 경우 미진한 부분은 내년 봄에 보완할 계획이고, (공사 예산을)고의로 부풀린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학교공사를 통한 '남겨먹기' 의혹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교육청은 예산만 지급할 것이 아니라 공사 사용내역을 철저히 확인해 앞으로 비리의 싹을 잘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성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