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공사가 영종도 미단시티 개발과 관련해 투자협약을 체결했던 투자회사가 사실상 국제금융사기단이었음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미단시티개발 주식회사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투자대행사라고 주장한 F사와 지난 10월 28일 미단시티 개발 관련 투자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F사는 당시 11월 14일까지 650억원을 입금해 미단시티개발 주식회사 주주로 참여한 뒤 국제의료기관과 호텔 단지를 미단시티에 조성하겠다는 투자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F사는 국제금융사기단의 '유령회사'와 연계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애초에 이 투자회사는 약 5조원을 운북동 미단시티에 투자하여 일대를 홍콩과 같은 국제업무 및 휴양레저도시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11월 중순 650억원을 국내 은행에 유치하기로 했으나 이행되지 않았으며 대신 12월 초순에 100억원을 국내계좌로 예치하기로 약속하였으나 그마저 불투명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3부가 지난달 28일 F사와 연관된 투자사 간부를 구속하고 필리핀과 스위스 등 해외에 도피 중인 공범 4명을 지명수배한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이들은 지난 2008년 스위스 투자사로부터 100억∼5천억원의 투자를 유치해주겠다고 속여 금융수수료 명목으로 5개 회사로부터 1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도시공사와 투자협약을 맺은 F사는 유령회사와 무관하고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은 상태라며 태연자약한 모습이다. 그러나 스위스 출장을 위해 왕복항공료를 지출했으며 검증 없이 사기단과 투자협약을 체결하여 행정력을 낭비해왔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천시는 현재 영종지구에 외국인 전용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레저타운 개발계획을 추진해왔는데, 카지노의 도입 여부는 미단시티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사안이어서 정부 승인을 얻기 위해 행정력을 쏟고 있으나 전망은 어두워졌다. 인천시와 도시공사가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투자사에 대한 최소한의 검증도 하지 않았다는 점은 의문이다. 더구나 투자사가 관련 실적이 전무한 사실을 확인하고, 약속 불이행이 거듭되는 가운데서도 사업협의를 계속해 온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결국 외자 유치 성과에 급급한 인천시가 대형 사기극을 자초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