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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관진 국방장관이 5일 열린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정부는 6일 오후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고 방공식별구역(KADIZ) 확대 방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5일 "내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과의 회담이 끝나고 오후에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가 열린다"며 "이 회의에서 KADIZ 확대 방안을 확정해 정리된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과의 회담에는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배석해 우리 정부의 KADIZ 확대 방안을 미측에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바이든 부통령 방한 기회에 양국간 주요 현안과 관심사안, 북한 관련 사안, 국제문제 등이 포괄적으로 협의될 것"이라며 "방공식별구역과 관련해서는 (박 대통령의 바이든 부통령) 면담 이후 적절한 설명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방공식별구역은 우리가 결정해서 우리가 시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당초 6일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를 갖고 KADIZ 확대안을 최종 확정한 뒤 주변국 협의 과정을 거쳐 8일께 발표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발표시점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정부는 외교채널을 통해 미국, 중국, 일본 등 주변국에 KADIZ 확대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일 열린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이어도 상공과 마라도 및 홍도(거제도 남방 무인도) 영공을 모두 포함하는 KADIZ 확대안을 이미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 참석, KADIZ 확대 방안과 관련, "이어도는 우리가 관할하는 수역이고, 해양과학기지가 위치한 자리이기도 하다"며 "당연히 이어도가 방공식별구역에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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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중국, 일본간에 이어도 주변 방공식별구역을 두고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해군은 지난 2일 해상초계기(P-3C)와 이지스함 율곡이이함을 동원해 해상경계작적을 펼쳤다. 사진은 지난 2일 촬영한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 /연합뉴스 |
정부는 KADIZ의 남쪽을 우리 비행정보구역(FIR)까지 확대하기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정하는 FIR은 국제법상 각국의 준수 및 존중 의무가 강제되는 공역이기 때문에 주변국을 설득하는데 용이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FIR의 최남단은 이어도 남쪽 100㎞ 상공까지 내려가 있으며, 마라도와 홍도 영공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KADIZ를 FIR까지 확대하면 한국과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중첩 규모가 훨씬 커지게 된다. 특히 이어도 상공의 경우에는 한중일 3국의 방공식별구역이 겹치게 된다.
이 경우 중국과 일본의 반발로 방공식별구역을 둘러싼 현재의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의 KADIZ 확대로 한중 내지는 한일, 한중일간 긴장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바이든 부통령이 한중일 순방의 목표를 '위기관리'로 잡은 것에서 보듯이 미국이 긴장 완화를 시도하고 있는데다 중국 역시 한중간의 문제에 있어서는 대화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또 일본의 경우 조어도 문제를 놓고 중국과 심각한 갈등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전선을 한국쪽으로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중국과 일본 모두 자국의 방공식별구역에 이어도 상공을 포함하고 있어 양국 모두 이어도까지 우리가 KADIZ를 확대하는 것에 대해 반발할 명분이 적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점에서 방공식별구역 문제는 저강도 분쟁 형태로 장기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중·일의 관심은 한국이 아니라 중국과 일본 문제로 미국이 당초 예상과 다르게 중일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우리의 우려와 다르게 KADIZ 확대 자체는 잠잠히 넘어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