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극한 대치속엔 항시 정권과 대통령을 겨냥한 험한 말들이 오간다.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은 정국을 주도하면서 지지층을 결속시키는 효과도 있지만 부메랑이 되기도 한다.
최근 '4자회담' 타결로 가까스로 안정을 찾아가던 연말 정국에 민주당 장하나 의원의 '대선 불복 선언'에 이어 민주당 지도부인 양승조 최고위원이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 사실을 언급하며 박근혜 대통령도 선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며 자극적인 발언을 해 정치권이 다시 꽁꽁 얼어붙고 있다.
과거에도 극한 대치땐 항시 막말 파문이 이어졌다. 가장 가까이 지난 7월 민주당 홍익표 전 원내대변인이 박 대통령을 겨냥, '귀태(鬼胎·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 후손'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벌였다. 같은 당 정청래 의원은 '박근혜씨'로 불렀다.
한때 총선에 출마했던 김용민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박 대통령을 겨냥, "그 애비(아비)도 불법으로 집권했으니, 애비나 딸이나"라는 상소리를 했다. 양 최고위원의 이날 발언에 이어 대통령을 모독하는 발언이 수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엔 김무성 의원이 지난 2002년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비서실장 시절, 김대중 정권을 겨냥해 "대통령 유고시 국방을 전혀 모르는 여성 총리로는 직무수행에 문제가 있다"고 발언, 국가원수를 모독하는 막가파식 발언이라고 공격을 받았다. 김 의원은 이 망언으로 즉각 당직에서 물러났다.
2010년 민주당 천정배 의원은 이명박정부를 겨냥, "헛소리하며 국민을 실망시키는 이명박 정권을 확 죽여 버려야 하지 않겠나"라는 원색적인 발언을 해 여권으로부터 정계은퇴를 요구당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서 2009년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쥐박이, 땅박이, 2MB"라고 모욕하기도 했다.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은 "공업용 미싱으로 입을 드르륵 꿰매는 게 필요하다"(한나라당 김홍신 의원)는 폭언을 들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은 "경제를 죽인 노가리"(한나라당 의원의 '환생경제' 연극)로 비하됐다. 그러나 이번 '아버지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발언에 대해 청와대가 "시해를 시키는 발언"이라며 경악하고 있어 어떻게 봉합될지 주목된다.
/정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