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산하 지방자치발전위원회와 안전행정부 지방자치단체 경계조정자문단이 지난해와 올해 경계구역 조정 문제로 조사에 나선 곳은 전국에서 51곳이다.

다른 지역보다 비교적 택지개발이 활발한 경기도에는 4분의 1 가량인 13곳이 몰려있는데, 이 중 상당수는 10년이 넘도록 해묵은 갈등을 풀지 못해 속만 끓이고 있다.

경계구역 조정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인식을 함께 하면서도 긴 시간동안 지자체들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던 것은 법적으로 이 같은 갈등을 중재할 수 있는 주체가 사실상 전무했기 때문이다.

이에 시·군·구간 갈등은 광역단체가, 시·도간 갈등은 정부가 중재에 나설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는 광역단체나 정부기관이 갈등을 중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갈등을 겪고 있는 지자체가 조정을 요청해도 '원만하게 협의하라'는 원론적인 답변밖에 할 수 없는 실정이다.

갈등을 중재할 별도의 법적 기구를 설치해 직권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경계구역 조정을 위한 절차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는 지방자치법상 시·도지사가 경계구역 조정안을 안전행정부에 제출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자체의 기초의회와 광역의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주민들의 불편이 심해 조정이 반드시 필요한 곳도 지방의회가 반대하면 '괴물'로 방치해 둘 수밖에 없는 것이다. 주민투표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경기도 관계자는 "경계구역 조정이 시급한 곳은 많지만 갈등을 중재할 수 있는 기구가 마땅히 없어 법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지방자치법을 개정하거나 별도의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강기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