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노인 문에 발 끼여 숨져
화물 운송도 곳곳에서 차질
정부, 강경대응… 갈등 심화
전국철도노조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안전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등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정부는 "노조의 불합리한 요구는 수용하지 않겠다"며 강경대응에 나서, 최장기 파업으로 치닫는 정부와 철도노조의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코레일 및 철도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9시께 철도노조 파업으로 대체 인력이 투입돼 운행하던 코레일 열차에서 김모(84·여)씨가 열차 문에 발이 끼인 채 끌려가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에서 탑승하려던 김씨는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열차가 그대로 출발하면서 공사 중이던 승강장 안전문 등에 머리를 부딪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해당 전동차를 운행한 기관사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필수업무유지 인력이었지만 열차 출입문 개폐 조작을 담당한 승무원은 대체 투입된 철도대학 재학생이었다.
노조측은 "승객 안전을 위협하는 무모한 대체인력 투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논란이 일자, 철도대학은 코레일에 대체인력으로 파견된 학생들을 철수키로 했다.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여객 및 화물운송도 곳곳에서 차질을 빚고 있다.
수도권 전동열차는 이날부터 주중 2천109회에서 1천931회로 8.4% 감축 운행에 들어갔고, 무궁화호도 10회를 줄여 승객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화물도 상황은 좋지 않다.
현대시멘트에서 1일 500t(200대)정도 운송하던 인천 남항 석탄부두의 유연탄 반출은 기관차가 투입되지 않아 운송이 중단된 상태다.
한편 정부는 철도노조에 대한 강경대응을 통해 파업을 압박 중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현오석 부총리가 잇따라 파업의 부당성을 언급했으며, 검찰이 16일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 등 지도부 6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등 대규모 사법처리를 예고했다.
반면 철도노조도 이날 코레일이 고소고발과 직위해제를 남발하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기도 했다.
/김태성·신선미·박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