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석래 회장 구속영장 기각. /연합뉴스
효성그룹의 탈세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조석래(78) 회장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19일 기각됐다.

전날 오전 조석래 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서울중앙지법 전휴재 영장전담 판사는 "주요 범죄혐의에 관한 소명 정도, 피의자의 연령과 병력 등을 감안하면 구속의 필요성이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1935년생인 조석래 회장은 지병인 심장 부정맥 증세가 악화해 지난 5일부터 서울대병원 특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검찰은 지난 10일 조 회장을 소환해 조사하다가 건강 문제로 예정 귀가시간보다 일찍 돌려보내기도 했다.

검찰청사에서 영장실질심사 결과를 기다리던 조 회장은 0시55분께 귀가했다.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추운 날씨에 고생시켜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대진 부장검사)는 지난 13일 조 회장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혐의를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 조석래 회장 구속영장 기각.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조석래 회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1조원대 분식회계를 통해 1천억원대의 차명재산을 운용하고 차명계좌로 주식을 거래하면서 각종 세금을 탈루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계열사에 손해를 끼치고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검찰이 범죄사실로 추산한 탈세액은 1천억원이 넘는다. 배임 및 횡령 액수는 700억∼800억원대에 달하는 등 전체 범죄액수는 2천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돈인 조석래 회장은 2009년에도 비자금 조성 비리 관련 조사를 받았지만 일부 경영진만 구속됐을 뿐 본인은 사법처리되지 않았다.

검찰은 보강수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할지 검토하는 한편 장남 조현준 사장 등 그룹 주요 임원에 대한 사법처리 방안에 대해서도 고심하고 있다.

/디지털뉴스부

▲ 조석래 회장 구속영장 기각.탈세와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왼쪽 두번째)이 19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서울중앙지검을 나서 차량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 조석래 회장 구속영장 기각. 탈세와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가운데)이 19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부축을 받으며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