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제2차 보위일꾼대회 참가자들과 공훈국가합창단의 공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 사진을 보도하며 정확한 촬영 날짜와 시간을 밝히지 않았다. /연합뉴스

북한이 '최고존엄 모독'을 이유로 '예고 없는 보복행동'을 거론한 협박성 대남 전화통지문을 보내면서 장성택 처형 이후 남북간 긴장을 높이고 있다.

정부는 일단 북한의 위협이 실제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게 점치면서도 북한의 동향에 촉각을 세웠다.

이번 북한의 위협은 김관진 국방장관이 "내년 1월 하순에서 3월 초순 사이에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 가운데 나왔다.

군은 북한의 통지문을 받은 뒤 북한의 위협이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강화된 대비 태세를 유지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20일 "일단 수사적 위협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도 "장성택 처형 이후 우리 군은 북한 정세 변화가 북한군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 한미 연합 감시자산을 증강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이 국방위원회 명의로 청와대 국가안보실 앞으로 직접 대남 협박 전통문을 보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부는 당분간 북한이 강·온 양면 전략을 동시에 구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외부와 경협에) 차질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개성공단 회담도 열고 G20 대표단도 받는 동시에 내부 문제와 관련한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혼재하는 현실"이라며 "북한을 예의주시하면서 도발에는 대응하되 개성공단 등 협력은 계속 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른 당국자는 "상황을 좀 더 봐야겠지만 북한에서 김정은 유일 지배체제가 확립되고 나서 충성 경쟁 차원에서 하는 행동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통지문의 내용을 보면 북한이 그 동안 성명, 담화에서 밝혀온 내용과 특별한 차이가 없다"며 "성명을 통해서도 무자비한 보복을 하겠다는 식의 언급을 수차례 해 왔고 어제 표현도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도 "북한이 무력 행동으로 인한 뒷감당을 감수하면서까지 도발에 나설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본다"며 "다만 앞으로 대남 비난 강도를 높이면서 긴장도를 끌어올릴 수는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현재 북한이 장성택 숙청으로 술렁이는 내부 분위기를 추스르고 체제 결속을 도모하려고 대외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지적되온 터여서 북한이 보낸 '협박장'을 예사롭게 봐 넘겨서는 안 된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정치적으로 김정은 체제를 강화시키는 시점에서 일종의 충성 경쟁도 있을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최고 존엄 모독'과 관련한 우리 쪽 움직임에 대해 북한이 평상시보다 굉장히 강하게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