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사려는 국내 고객들은 앞으로 온라인에서 비트코인 거래량과 거래가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 비트코인 거래소인 코빗은 이르면 이달 말부터 홈페이지에서 실시간 거래현황을 공개할 계획이다.

김진화 코빗 이사는 "비트코인 거래량과 가격대를 누구나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정보를 차트 형태로 제공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며 "이르면 연말께부터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는 이용자들이 가장 최근에 체결된 일부 거래 정보만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비트코인을 팔거나 사려는 고객들이 거래에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고, 기간별로 거래량과 체결가 추이를 비교할 수 있어 투자나 매수도 여부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은 2009년 익명의 프로그래머가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으로 개발한 가상화폐다. 화폐로써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고 있지만 키프로스 금융위기 이후 대안투자 상품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거래량이 늘고 있다.

코빗에서는 지난달 평균 1억원 수준이던 하루 평균 거래량이 이달 들어 5억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이달 20일 현재 코빗에서 1비트코인 당 75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자 각국 정부는 고심 끝에 속속 입장을 내놓고 있다.

독일은 올해 8월 비트코인을 개인 거래에 쓰이는 통화로 공식 인정해 과세하기로 했고 노르웨이는 이달 비트코인을 투자 자산으로 보고 자본이득세를 매기기로 했다. 중국은 반대로 자금세탁 우려를 언급하며 금융기관과 온라인 결제 사이트의 비트코인 취급을 금지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관계부처가 이달 초 회의를 열고 비트코인이 금융상품이나 화폐가 아니라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물건'이라는데 의견을 모았을 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중수 한은 총재가 최근 공식 석상에서 비트코인의 일 평균 국내 거래량이 3억원 수준이라고 언급했지만, 정작 한은 측은 비트코인의 거래 규모에 대해 공식적으로 아는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민주당 설훈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비트코인은 사이버 공간에서 거래되는 디지털 파일 형태의 물건(cyber goods)이다"라며 "현행법상 거래 현황을 파악할 근거가 없다"고 답했다.

기재부 또한 "비트코인은 일반 사인(私人) 간이나 비트코인 거래소에서 거래될 수 있는데 사인 간 거래는 현황을 파악하기 곤란하고, 거래소에서는 현행법상 관련 자료를 제출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