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행횟수 줄자 역마다 북적
출근위한 몸싸움 '탑승전쟁'
"시민의 발이 계속 이러면…"
피로쌓인 승객들 불만 토로


"하루 이틀도 아니고 장기파업을 하면 시민들의 불편은 누가 책임져주나요?" 분당선 열차에서 만난 승객들은 하나같이 불만을 토로했다.

철도노조 파업이 18일째에 접어든 26일 오전 분당선 연장구간내 수원시청역. 승객들이 열차를 기다리는 플랫폼에는 '철도노조 파업으로 부득이하게 전동열차 일부를 감축 운행한다'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열차를 기다리는 70~80명의 승객들은 계속된 철도노조 파업에 지친듯 짜증 섞인 표정으로 열차를 기다렸다.

주부 박경미(37)씨는 "두살짜리 아기가 감기에 걸려 병원 진료를 예약했는데 열차가 오지 않아 늦을 것 같다"며 "평상시 배차간격도 띄엄띄엄 있는데 철도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불편이 가중됐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실제로 분당선 연장구간 수원역 방면으로 향하는 지하철은 출근시간대를 포함해 하루에 5회 운행횟수가 줄었다. 분당선 전 구간(왕십리~수원역)에 걸쳐서는 모두 59회가 감축운행하면서 열차마다 발디딜 틈조차 없었다.

분당선 환승역인 수도권 지하철 1호선 수원역은 상황이 더욱 심했다. 하행선 플랫폼에는 승객 100여명이 신창행 열차를 기다렸지만, 당초 예정보다 5분 가량 늦게 도착하는 등 열차들이 5분 정도 연달아 지연 운행됐다.

평소와 달리 승객들은 열차를 타기 위해 몸싸움을 벌였고 일부 주민들은 열차를 타기 위해 뛰어가다 승객들과 부딪혀 넘어지기도 했다.

열차안에서 만난 배진수(25·대학생)씨는 "어렵게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구했는데 열차가 늦게 와서 첫날부터 지각하게 생겼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지하철 1호선 금정역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서울역까지 간다는 김해규(57·의왕시 삼동)씨는 "흔히 '국민의 발'로 불리는 열차가 벌써 3주째 꽁꽁 묶이고 있으니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철도노조 파업의 영향으로 낮에만 열차 운행횟수를 줄이는 등 최대한 운행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열차를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대기자